블링컨 美국무 "中, 北 위험행동 종식 및 대화 관여 압박해야"(종합2보)
시진핑·왕이 만난 뒤 기자회견…中에 대북 영향력 행사 거듭 촉구
러 방위산업 돕는 中 물자 수출에 "대처 안하면 우리가 대처할 것" 경고
- 김현 특파원, 정은지 특파원, 김성식 기자
(워싱턴·베이징·서울=뉴스1) 김현 정은지 특파원 김성식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중국 측과 만남에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과 만난 뒤 미 대사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역내 및 글로벌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저는 중국이 이란 및 그 대리인들이 중동에서 분쟁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고, 북한이 위험한 행동을 종식하고 대화에 관여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이같은 문제와 다른 이슈에 대한 고위급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결과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 산업에 활용되는 물자를 수출하고 있는 데 대해 "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 전쟁을 촉진하는 부품을 제공하는 중국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오늘 논의에서 저는 중국이 이 문제에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가 대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거래를 지속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현재 대(對)러시아 거래에 관여한 중국 시중 은행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을 지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유럽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냉전 종식 이후 중국이 유럽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러시아)을 지원하면서 유럽과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며 영유권 분쟁이 있는 도서 지역에서 중국이 필리핀 측에 위협적인 행동을 한 일을 거론했다.
그는 "저는 미국이 긴장완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지만, 필리핀에 대한 우리의 방위 공약은 여전히 철통같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그는 "저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블링컨 장관은 "태양광 패널, 전기차,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21세기 경제를 주도할 많은 핵심 산업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산업 과잉 생산이 세계 및 미국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만 이같은 제품에 대한 전 세계 수요의 100% 이상을 생산해 시장을 범람시키고, 경쟁을 저해하며, 전 세계의 가계와 기업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전에 본 적이 있는 영화이고, 우리는 미국 기업들이 문을 닫고 미국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그것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첫 미중 회담을 향후 몇주 내에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며 "우리는 첨단 AI를 둘러싼 위험과 안전 우려, 그것을 다룰 최선의 방법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 밖에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대응과 관련해 중국에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펜타닐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화학약품과 장비를 판매하는 이들을 기소하는 등 중국이 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중국 측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 시민 등의 석방 문제와 신장 및 티베트 인권유린 문제, 홍콩 자치권과 민주주의 제도 잠식, 언론의 자유 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만 최근 미국내 사업권을 강제매각하도록 하는 법률이 제정된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대한 논의는 이번 방중기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왕 부장과 시 주석을 차례로 만났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에게 "미중 양국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며 "중국이 개방적이고 번영하는 미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왕 부장은 블링컨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인식한다면 미중 관계는 꼬일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중국을 향해 제기한 과잉 생산 문제를 철회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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