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당국자 "美 '북핵 중간 단계', 비핵화 해법은 아냐"
오커스 '필러2' 협력 "환영" 입장 재확인
"한미동맹 北 위협 대응이 기본적 목적"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5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최근 언급한 북한 비핵화의 '중간 단계'(interim steps)와 관련해 그 자체가 비핵화의 해법은 아니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1월 미국 대선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이전 협상과는 다른 중간 단계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는지'에 대한 취지의 질문에 "(북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단계에서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중간 단계가 곧 해법이라고 개념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달 한 포럼에서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면서도 "그러나 만약 전 세계 지역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 비핵화를 향한 중간 단계도 고려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 당국자가 북한 비핵화 관련 '중간 단계'를 언급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후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도 한 세미나에서 "궁극적인 비핵화로 향하는 과정에 중간 단계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건 당연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북한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일단 두고 현실적인 군비통제나 핵군축으로 가는 단계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이 언급한 중간 단계 조치는 자칭 '핵보유국'인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보상'과는 개념이 다르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미국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자칫 북한이 오해할 만한 여지를 주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고위당국자는 "비핵화러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당연히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여러 중간 단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개념의 언급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고위당국자는 최근 미국과 영국, 호주의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가 첨단 군사기술 개발 문제 관련 일본에 이어 한국 등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에서 오커스가 '필러2'의 협력국으로 한국을 포함할 수 있는 언급이 나오자 "환영"의 뜻을 표하고 협력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오커스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하는 '필러 1'과 양자컴퓨팅, 해저, 극초음속, 인공지능, 사이버 안보 등 8개 분야를 협력국과 공동 개발하는 '필러2'로 협력 분야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필러2 협력과 관련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까지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는) 백악관 고위당국자 발언이 있었다"라며 유사입장국과 오커스 필러2 협력을 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중국 견제 목적의 동맹·파트너국과 함께 하는 소다자 협력체를 통한 '격자형 구조'(lattice-like)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동맹은 북한 위협 대응이 기본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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