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다시 얼굴 마주하지만…北 문제는 '후순위'

블링컨 24~26일 방중…대만 문제 등 '현안'에 집중 예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미중 대화에서 북한 문제는 '후순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24~26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그는 방중 기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중국 측 고위당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카운터파트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미중 외교장관회담을 비롯해 상황에 따라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예방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샌프란시스코 합의' 이행을 점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주요 현안에 대한 진전 △양국 간 역내 및 글로벌 이슈 △오판·분쟁을 초래하지 않기 위한 책임감 있는 경쟁 관리 등 크게 3가지 사안을 회의 안건으로 꼽기도 했다.

북한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둔 2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또다시 도발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미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이번에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부도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행동'을 논의 내용 중 하나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월16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뮌헨의 한 호텔에서 제60차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다만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충돌로 인해 이른바 '보복의 악순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이슈 분야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도는 낮을 전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년 8개월 만에 미중 정상 통화를 가졌지만,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원론적인 입장'을 교환하는 데 그쳤다.

당시 통화에 앞서서도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2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중 양국 정부의 북한 관련 발표 내용으로 봤을 때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의지를 강조했다"라고만 밝혔고,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라고만 전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논의 및 언급이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중 양국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상호 관리' 차원에서 갈등의 표면화보다는 소통에 더 집중하는 외교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문제가 언급은 되겠지만 깊이 있는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모두 북한 문제는 후순위"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늘 '중국 책임론'을 언급한다"라며 "현재 우려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실시 가능성과 관련해 이를 막을 중국에 역할을 요구할 수는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