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SIS "총선 패배에도 尹 외교정책 변화 없을 것"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등 韓총선 결과에 따른 외교정책 영향 분석글
이재명 대만해협·우크라 입장 지적하며 "전략적 분열 더 심화 전망"
-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0일(현지시간) 한국의 22대 총선 결과가 한국의 외교정책에 미칠 영향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포퓰리즘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외교정책은 현재의 방향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등은 이날 '한국 총선 결과와 함의(South Korea’s 2024 General Election: Results and Implications)'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하겠지만, 그가 2년 전 이미 분열된 정부를 이어받아 국정을 운영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 기조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CSIS는 "윤 대통령 임기 초부터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반대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도 윤 대통령이 이전 정부의 외교정책을 뒤집는 것을 저지하지 못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했으며, 한미가 역내 전략에 있어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CSIS는 "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선거운동 기간 대만해협과 우크라이나에 관한 문제에서 중립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입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 가치에 기반한 외교 촉진을 통해 한국의 세계적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해 온 윤 대통령의 접근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새로운 국회와 함께 이같은 전략적 분열(strategic division)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SIS는 "윤 대통령과 여당은 피로스의 승리와 같은 선거를 치렀다"라면서 "현직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총선에서 불리했던 추세,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그리고 선거 전 예측이 여당의 큰 패배를 암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실제로 잃은 의석수가 단 5석이었다는 사실은 정권과 여당에 어느 정도의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SIS는 민주당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지만, 목표했던 전체 의석수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단독) 180석이나 200석의 압도적인 다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180석을 승리했다면 이는 필리버스터 중단 또는 법안의 패스트트랙 처리를 통한 일방적인 법안 상정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훨씬 더 많은 여지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CSIS는 조국혁신당에 대해선 "이번 선거결과로 인해 새로운 국회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얻게 됐다"며 "조국혁신당이 얻게 된 12석은 민주당이 전체 의석 중 5분의 3 동의(180석)가 필요한 입법 조치를 추구할 경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SIS는 다만 "당의 미래는 조국 대표의 '자녀 대학 입학 서류 위조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달려 있을 수 있다"며 "(대법원의) 유죄 판결은 조 대표가 여전히 당의 승인 아래 당을 이끌 수 있지만, 그의 국회의원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SIS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장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포함해 각당의 핵심 인사들이 승리를 거두면서 정치적 양극화를 담보하거나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SIS는 또 이번 총선을 통해 전직 외교관 및 통일부 장관 등 외교 정책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당선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SIS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 김건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외교 정책 전문가와 권영세·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당선돼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국회내 외교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knowledge)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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