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속도…"소요 요청·결정 때부터 검토"

국방부,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 개정…"저비용·신속 전력화 필요"

육군 32보병사단 장병들이 지난 15일 가상의 작전지역에 침투한 적을 찾기 위한 정찰 드론 운용 훈련을 하고 있다. (32사단 제공) 2024.1.16/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K-MOSA)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무인체계 소요를 요청·결정하거나 획득하는 과정에서 계열화·모듈화 방안 적용 검토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을 마쳤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작업을 반영한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을 일부 개정해 전날 발령했다.

개정 훈령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각 군, 방위사업청 등이 무인체계를 소요 결정하거나 획득하는 과정에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무인체계의 계열화 및 모듈화 방안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검토 작업은 소요 요청 기관과 사업관리기관도 거쳐야 한다.

국방부 첨단전력기획관실은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방안 적용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며,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은 요청받을 경우 관련 기술지원을 해야 한다. 군의 각 조직이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에 힘을 합치는 셈이다.

무인체계 '계열화'는 무인체계의 운용목적과 작전효과 및 탑재할 임무장비 등을 고려해 플랫폼을 크기, 종류, 구조 등의 형태로 분류하고 공통화하는 작업이다. '모듈화'는 계열화된 플랫폼에 다양한 임무장비들이 공통으로 탈착되거나 이종 플랫폼에 호환될 수 있도록 독립적인 기능이 가능한 단위로 탑재장비를 세트화하는 것을 말한다.

계열화·모듈화가 진행되면 방산업체는 표준화된 무인 기체·장비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으며, 야전 운용부대들은 모듈화된 장비를 쉽게 교환함으로써 전력조합의 유연성과 유지보수의 원활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K-MOSA) 개념도.(국방부 제공)

군 관계자는 "상호호환규격과 공통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간 상호운용성이 증가하고 차후 성능개량도 쉬워질 것"이라며 "국제 표준과의 호환을 고려하면 외국군과의 연합작전이나 방산 수출 측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훈령 개정은 K-MOSA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국방부는 "무인체계의 저비용·신속 전력화, 전력 조합의 유연성 증대 등을 위해 무인체계 플랫폼 계열화, 탑재장비 모듈화 기술개발 및 표준화 필요성이 대두됐다"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2023-2차 국방과학기술조정협의회'를 개최해 2024년부터 K-MOSA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번 훈령 개정으로 단위 소요검증 대상사업의 규모를 총사업비 2000억원 이상에서 3000억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재원규모 상승 등 여건 변화에 따라 2000억원 이상의 사업이 증가하면서, 소요검증 지연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조치다.

소요검증은 국방부가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결정된 무기체계 등의 소요의 적절성, 사업추진 필요성 및 우선순위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국방부는 검증 결과에 따라 국방중기계획 반영 및 전력 소요 재검토 등을 한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