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날씨'에 솟구쳐 오른 정찰위성 2호기…'425사업' 이행 '착착'
미국 현지와 우리 국방부 화상 연결, 발사 성공에 안도 속 박수 갈채
-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섭씨 22도, 습도 43%, 풍속 3~4m.
7일 오후 7시 17분(현지시각·한국시각 8일 오전 8시 17분) 미국 플로리다주 소재 케이프커네버럴 공군기지의 기상 상황은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쏘아 올리기에 최상의 조건이었다.
미국 현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화상연결을 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발사장을 돌아보면서 가슴이 너무 벅참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신 장관과 김명수 합참의장, 김선호 국방부 차관 등 주요 직위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대회의실에 모여 미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실시간 영상을 함께 봤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아이보리색 재킷 형태인 '425사업' 유니폼을 입고 참관한 신 장관은 미국 현지에 가 있는 이 총장과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등을 격려하면서, 425사업 최초의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발사를 '우주강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2호기가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기립한 상태로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대회의실은 적막해진 가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내 화염을 내뿜으며 2호기가 하늘로 솟구치자 신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다 같이 박수를 쳤다.
팰컨9은 발사 후 1분 40초쯤 지나자 시속 3000㎞, 고도 30㎞를 돌파했다. 2분 20초쯤이 지나자 1단 로켓이 분리돼 회수 비행을 시작했다. 이 로켓은 스페이스X가 14번째로 사용한 것으로, 발사 뒤 8분 20초쯤 지상에 착륙했다. 발사 5분쯤 뒤엔 시속 2000㎞를 유지하며 페어링이 분리되는 모습도 보였다.
위성은 오전 9시 2분쯤 발사체와 분리돼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이후 오전 10시 57분쯤 첫 교신에 성공했다. 교신 성공은 곧 위성이 정상 가동됨을 뜻한다.
2호기가 완전히 전력화되면 SAR를 탑재해 주·야간과 기상 악화 시에도 전천후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2호기는 지난해 12월 2일 발사된 전자광학·적외선(EO·IR) 방식의 1호기와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된다. EO·IR 위성은 주야간 촬영은 가능하지만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 군은 '425사업'에 따라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IR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1톤급)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3호기는 11월에 발사될 것으로 전해졌다.
425사업에 따라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주요시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우리 군은 425사업 이후 2030년까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활용한 소형·초소형 정찰위성 50~60기 확보도 추진 중이다. 초소형 정찰위성까지 확보하면 우리 군은 30분 단위로 한반도를 정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또한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4월 중 발사하려는 동향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위성 시스템 보완 작업 속도에 따라 4월 중순 또는 4월 말 발사가 예상된다.
신 장관은 "남북 정찰위성 및 우주에 대한 경쟁력 차이를 묻는 분들이 많은데, 상당히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안보영역이 우주로 확대되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우주력 강화 및 국내 위성개발 헤리티지 축적을 통한 우주강국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후속 위성도 정상적으로 발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종승 소장도 "초소형 위성체계가 계획대로 완성되면 재방문 주기가 단축돼 한국형 3축체계(능력이) 증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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