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잠수함 '신채호함' 해군 인도…北 핵시설 은밀 타격(종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보유 '킬체인' 핵심…여군도 탑승
장보고-Ⅲ 배치-Ⅰ 모두 전력화…캐나다 등 수출 기대감

우리나라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한 세 번째 3000톤급 최신예 잠수함인 '신채호함'이 4일 해군에 인도됐다.(방위사업청 제공) 2024.4.4/뉴스1

(울산=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나라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한 세 번째 3000톤급 최신예 잠수함인 '신채호함'이 4일 해군에 인도됐다. 신채호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전략 잠수함으로서, 우리 군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선 한경호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 주관으로 신채호함의 인도·인수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엔 캐나다, 폴란드, 호주, 필리핀, 페루, 미국, 영국,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해외 9개국 정부·군 관계자들도 참석해 우리 잠수함의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채호함엔 최신 연료전지와 납축전지 추진체계 및 최첨단 소음저감 기술 등이 적용돼 잠수함의 작전 지속 능력과 은밀성, 생존성이 향상됐다. 전투·소나(음파탐지기) 체계 등 잠수함에 주요 장비는 국산화했다.

신채호함은 유도탄, 어뢰, 기뢰 등 다양한 무장을 운용할 수 있으며, SLBM을 쏘아올릴 수 있는 수직발사관 여러 개를 탑재하고 있다. 이에 신채호함은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해상 기반 수중 '킬체인'으로 여겨진다.

강정호 해군 잠수함사령관(소장)은 "신채호함은 조국 해양 수호의 든든한 방패이자, 그 존재 자체로 적에 두려움을 주는 우리 해군의 국가전략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채호함은 또 공기 불요 추진체계(AIP)와 소음저감 기술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지상 핵심표적에 대한 정밀한 공격능력과 은밀하고 안정적인 작전이 가능하게 개선됐다. 신채호함은 약 한 달 동안 작전을 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329180)이 4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한 대한민국 해군 3000톤급 잠수함인 '신채호함' 인도식을 열었다. 행사에 앞서 HD현대중 울산공장 내 영빈관에서 국내·외 귀빈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4.4.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이 가운데 AIP는 충전기 충전을 위해 공기가 필요한 디젤-전기 추진체계와 달리 함내에 저장된 산소와 연료전지를 사용해 수중에서 축전지 충전과 추진에 필요한 전원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신채호함은 국내 기술력으로 처음 연구개발한 전략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2021년 인도)과 △안무함(2023년 인도)에 이은 세 번째 함정으로, 이날 인도를 통해 2007년부터 시작한 장보고-III 배치(Batch·유형)-I 사업을 성공적으로 종료하게 됐다.

앞서 우리나라는 1992년 1200톤급의 장보고-I급 1번함을 완성된 형태로 독일로부터 처음 도입했으며, 나머지 8척과 장보고-II급 9척은 건조에 필요한 도면 일체와 자재를 독일에서 도입해와 국내에서 가공·조립 생산했다.

신채호함은 지난 2021년 9월 진수식 이후 30개월에 걸쳐 △최대작전운용심도 △최대속력 △수중방사소음 △수직발사체계 등 관련 시험평가를 진행했다. 신채호함은 오는 5일 진해 해군작전기지로 이동한 뒤 8개월간의 전력화 훈련을 통해 작전 수행능력 평가를 거친 후 올해 말 실전 배치된다.

중형 잠수함으로 분류되는 도산안창호함과 안무함엔 처음으로 '금녀의 벽'이 허물어져 여군 승조원이 탑승한다. 신채호함 전체 승조원 수는 54명이고, 그중 4명이 여군 승조원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잠수함 내부엔 여군을 위한 취침공간 등 별도의 격실이 마련됐다.

한 본부장은 신채호함의 해군 인도와 관련해 "국가안보의 획기적인 강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방산수출 시장에서 K-방산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마이클 맥도날드 캐나다 연방상원의원, 마이클 제이콥슨 호주 잠수함사령부 국장, 파울 두클로스 주한페루대사 등 해외 9개국 정부·군 관계자들은 신채호함을 비롯해 이지스함 정조대왕함, 호위함 충남함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들은 해군 잠수함 운용부대의 정비·훈련장비와 한화오션이 제작 중인 장보고-III 배치-II의 건조시설도 확인했다.

HD현대중공업이 4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한 대한민국 해군 3000톤급 잠수함인 신채호함 인도식을 가졌다. 인도식 행사에 참석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2024.4.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K-함정 수출에 대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주도적·자주적 함정 개발을 통해 K-함정 수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캐나다, 페루, 호주, 필리핀, 폴란드 등엔 우리 방산업체들이 함정 수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미국과는 방산 분야 MRO(유지·보수) 협력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잠수함 2~3척을 도입하는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와 캐나다의 잠수함 12척 사업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한국 잠수함을 수입한다면 장보고-III 배치-II의 개조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우리 해군 관계자들은 지난 2월 초 캐나다를 방문해 국방·방산협력 실무 및 확대 회의를 갖기도 했다.

우리 해군은 당시 회의에서 캐나다가 한국 잠수함을 획득할 경우 잠수함 운용·유지 등을 적극 지원할 수 있다는 협력 의지를 피력했으며, 캐나다 해군은 잠수함 획득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해군과 교류협력을 지속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적기에 납품된 뛰어난 성능의 우리 잠수함을 세계 각국에 알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향후 정부와 함께 팀코리아로서 K-방산 수출 분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