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선 앞두고 점진적 무력도발로 위기 고조…선거 영향은 미미

3월부터 대남 침투 훈련 공개하고 탄도미사일 사거리도 늘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자난 3월 19일 공개한 신형 중장거리극초음속미사일용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 모습.[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오는 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무력도발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며 한반도 위기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론 미사일 기술을 개량하며 4월 각종 기념일에 맞춰 그 성과를 과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움직임이 실제로 총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탄도미사일은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비행했으며, 600여㎞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에는 지난달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도하에 진행된 극초음속미사일용 고체연료 엔진 지상 분출 시험에 쓰인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월 15일에도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는데, 이날 미사일은 이보다 추진체 추력이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올 1월 24·28·30일과 2월 2·1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뒤 중국의 '양회'와 러시아 대통령 선거 등에 맞춰 도발을 잠시 자제했으며, 3월부턴 한국을 공격하는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북한은 3월 6일 김 총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부전선 훈련기지에서 군사분계선(MDL) 한국군 초소를 북한군 특수부대가 공격해 점령하는 가상훈련을 진행했다. 13일에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서울에 가장 먼저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105탱크사단 등이 참가한 훈련이 진행됐으며, 훈련을 참관한 김 총비서는 "전쟁 동원 준비"를 촉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조선인민군 근위 서울 류경수 제105탱크 사단 지휘부와 직속 제1탱크 장갑보병연대를 시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또한 지난 3월 18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추정 발사체를 여러 발 발사했으며, 약 한 달이 지난 이날 사거리를 더욱 늘린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순항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발사 금지 대상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총선을 앞두고 발사한 것에 대해선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미사일 추가 발사나 동창리에서의 우주발사체(정찰위성 2호기) 발사 가능성도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추후 공개보도 등을 통해 성능개선 시험용 혹은 훈련 차원의 발사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대남 침투 및 점령을 진행 중인 북한이 추가 도발을 통해 한국의 여론을 엿보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총선에 개입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고 승산이 있을 때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도발 형태가 핵 사용이나 직접 타격은 아닌 미사일 발사 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직전 3월 한 달간 대남 전술무기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을 4회 연쇄 발사했다. 또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핵실험(1월 6일), 무인기 침범(1월 13일), 대포동 미사일 발사(2월 7일), GPS 교란(3월 31일)을 연이어 자행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북풍'은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무력 도발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하면 '안보 우려'로 보수정당이 표심을 얻는 경향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대북 대화에 비교적 적극적인 진보 성향의 정당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