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러 '민주주의 정상회의' 비난에 "상식 벗어난 발언"

"놀랄 일 아니고 논평할 가치도 없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2024.0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외교부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서울에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불명예스러운 행사'라고 비판한 데 대해 "외교부 대변인의 표현이라고 믿기 어려운 상식을 벗어난 발언이라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성향은 익히 알려져 있어 새삼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겨냥해 "한국이 불명예스러운 행사 개최에 대한 동의를 미리 철회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 독립적인 국가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불행히도 한국은 외국 상급자의 명령에 불복하지 못해 이런 모험을 한 것 같다"라며 한국이 다른 나라의 요구로 행사를 개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지난 18~20일 서울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렸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 진영 결집 강화를 위해 미국 주도로 출범했으며, 미국 이외 국가에서 단독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1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 때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말하자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의 발언은 편향적이다. 이는 (한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계획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는 입장문을 통해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은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라고 지적하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