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첫 생산량 40대로…계약은 우선 20대·공대공 검증 뒤 20대
'공대공 검증 필요해 20대만' 사타 결과 속 軍 "40대 필요"
2034년까지 3.8조원 투입해 F-15K 전투기 60여대 성능개량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생산량이 40대로 결정됐다.
공대공미사일 무장 시험 등 성능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첫 생산량을 20대로 줄여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사업타당성조사 결과가 있었지만,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선 40대가 필요하단 군 당국의 입장이 관철된 것이다.
다만 올 상반기 20대에 대한 생산 계약이 우선 체결되고, 나머지 20대에 대한 계약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청사에서 제16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KF-21 최초양산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KF-21 양산사업은 노후화된 F-4·5 전투기의 도태에 따른 대체 전력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약 7조 9200억 원이 우선 투입된다. 이는 40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KF-21은 2028년까지 초도 물량 40대를 생산한 이후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 양산해 총 120대를 공군에 인도한다는 계획 아래 개발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KIDA는 '초도 물량을 40대에서 20대로 줄여야 한다'라는 사업타당성조사 결과를 내놨다. 아직 공대공미사일 무장 시험 등 성능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첫 생산량이 줄고 후속 물량 생산 결정이 늦어질 경우 전력화 지연 및 전력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체계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과 500여개 협력업체의 선투자 시설 및 생산라인 유지에 따른 추가비용, 유휴인력 발생 등 문제도 예상된다.
초도 양산 40대 기준으로 KF-21의 1대당 가격은 880억 원대이지만, 그 물량이 20대로 줄어들면 가격이 1000억 원을 뛰어넘어 KF-21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향후 수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산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의 경우 대당 가격이 946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군 당국과 업계가 첫 생산량 40대를 고수, 이날 40대 초도 생산이 결정되면서 이르면 올 상반기 중 20대 생산 계약이 맺어지고 추가 성능 검증 작업을 거쳐 20대를 추가 생산하는 계약이 내년에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에는 2387억 원이 포함됐는데, 이는 우선 생산할 20대에 대한 계약금액이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장기운영 전투기로 인한 전력공백을 방지하고, 첨단 전투기와 협동작전 수행이 가능한 한국형 전투기를 확보해 공군의 기반전력 증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이날 방추위에선 올해부터 2034년까지 총사업비 약 3조 8900억 원이 투입되는 국외구매(FMS) 방식의 'F-15K 성능개량 구매계획(안)'도 심의·의결됐다.
이는 공군이 운용 중인 F-15K 전투기의 임무능력과 생존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레이다 등 핵심 구성품을 성능개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보다 신속·정확하게 표적을 식별·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고, 장거리 임무 및 무장 탑재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방사청은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날 방추위에서 심의·의결된 '함대지탄도유도탄 체계개발기본계획(안)'은 함대지탄도유탄의 체계개발 계획, 시제 업체 선정 방안 등이 담겨있다.
이는 적 주요 표적을 정밀타격하기 위한 함정 탑재용 함대지탄도유도탄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6년까지로, 약 6800억 원의 총사업비가 투입된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평상시 적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억제와 유사시 북핵·탄도 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조기 대응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함정 탑재용 탄도유도탄 개발역량도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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