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난망에 '한반도평화교섭본부' 개편…'외교전략정보본부' 출범
북핵 실무 총괄서 정세 및 안보 정보 수집·분석 기능 추가…"역할 확대"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부에서 북핵 문제 관련 외교실무를 총괄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개편돼 역할이 확장된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외교전략정보본부로 이름을 바꿔 개편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4 업무추진 계획' 보고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지난 2006년 6자회담 대행을 위해 한시적으로 출범했다. 이후 북핵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2011년에 상설 기구로 전환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북한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핵 프로그램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한 사이버 범죄, 국제사회의 금융제재 등 다기화돼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관련 업무를 외교전략정보본부 휘하로 재편하면서 동시에 신설되는 정보 조직도 본부가 관장토록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전략적 시각과 정교한 입장 수립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라며 "한반도 업무의 전략·정보, 국제안보 기능을 추가해 외교전략정보본부로 개편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보다 큰 맥락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반도 업무의 경우 흔들림 없는 북한 비핵화 정책을 견제하는 가운데 북한인권, 탈북민 지원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한반도 관련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번 조직 개편의 큰 목표"라고 부연했다.
외교전략정보본부는 1국3과로 구성된다. △외교전략 △외교정보 △한반도 정책 △국제안보·사이버 업무 등 크게 4개의 파트를 총괄한다. 각각의 파트에 따라 '외교전략기획관실', '외교정보기획관실', '한반도외교정책국'(가칭), '국제안보국' 등이 신설·재편된다.
먼저 이번에 신설되는 외교 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외교정보기획관실'은 미국 국무부의 정보조사국(INR)을 참고로 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하는 정보를 분석해서 전략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또한 주요 정책 결정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과 관련 업계 그리고 대국민 서비스 제공까지 염두에 두고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전략기획관실' 내에는 한국 최초의 포괄적 지역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을 총괄하고 점검하는 전담 조직인 '인태 전략 담당관'이 신설되고 '인태 전략 대사'를 정부 특별대표로 임명할 예정이다.
'국제안보국'은 군축, 비확산, 사이버 등을 포함해서 부내에 산재해 있던 국제안보 업무를 보다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기존 국제안보대사는 국제 사이버 협력대사로 변경해서 사이버 업무 강화를 노린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은 그간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로 활동해 왔다. 이 역할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그대로 맡는다. 다만 외교전략본부장은 정보, 전략, 국제안보 등을 총괄하게 돼 역할이 더 확대됐다.
아울러 외교부는 전통적 안보 영역 못지않게 경제안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안보 외교를 보다 중점적으로 다룰 과장급 전담 조직을 기존 양자경제외교국 내에 신설한다.
지역국 체제도 소폭 개편된다. 에너지 자원 부국이자 신흥 시장으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 업무를 아시아를 담당하는 지역국으로 이관한다. 이를 통해 지역적 연계성을 더욱 강화하고 관련 업무의 효율성을 기하고자 한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상반기 내로 조직 개편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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