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속아 동남아서 보이스피싱 가담…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급증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태국·라오스 접경) 및 캄보디아 등에서
외교부 "동남아 취업 광고 유의…위험지역 방문하지 말아야"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최근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태국·라오스 접경) 지역 국가와 캄보디아 등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3월1일 오전 0시를 기해 태국 북부 국경검문소 2개소 △치앙센 국경검문소(라오스 접경) △매싸이 국경검문소(미얀마 접경)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
이는 최근 라오스, 미얀마에서 취업 사기를 당하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태국을 경유해 입국하기 때문에 취해지는 조치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에 대해 최대 90일 간 발령되는 것으로, 수위는 여행경보 2단계 '여행자제' 이상 및 3단계 '철수 권고' 이하에 준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샨주 북부·동부, 까야주를 비롯해 올 2월 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각각 발령한 바 있다.
보통 피의자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급여는 기본급 300만원+인센티브+보너스+팀보너스' '여성 우대' '나이 제한 없음, 초보자 무경력자 환영' 등 고수익의 해외 취업이 가능하다는 글을 올린다.
이후 피의자들은 이 글에 관심을 보이는 한국인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접촉, 항공권 제공·숙식 보장 등을 미끼로 유인한 후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하고 보이스피싱, 온라인 도박 등 불법행위에 강제적으로 가담시키는 수법을 쓴다.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이런 유형의 사기 피해를 입은 한국인 수는 지난 2021년부터 올 2월까지 모두 140명이고, 신고 건수는 총 55건이다.
세부적으로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4명, 2023년 94명, 올 1월엔 38명 등으로 피해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140명 중 여성 피해자가 16명, 일부는 성매매를 강요받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우리 공관 영사 방문 뿐만 아니라 현지 주재국 경찰 등 치안당국의 진입도 어렵다. 구출이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라고 설명했다.
취업 사기 피해 연령층은 20~30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작년 25명을 구조한 사례에선 20대가 상당히 많았다. 비율로는 70~80%"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취업 사기가 늘고 있으며,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동북아, 동남아 국가 국민 피해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는 "취업 사기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동남아 취업 광고에 유의하고 위험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특히 여행금지 지역을 정부의 허가 없이 방문하는 경우 여권법 위반 혐의로 처벌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n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