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를 韓의료기기 아프리카 진출 통로로[선남국의 튀니지 통신]
튀니지 첨단기술분야서 의료기술 비중 74%
'가성비 갑' 한국 의료기기 진출 노력 필요
(튀니스=뉴스1) 선남국 주튀니지대사 = 최근 튀니지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고자 하는 우리 국민들이 늘고 있다.
튀니지는 관광의 나라이다. 지중해에 접해 있어서 한국의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과 온화한 기후에 아름다운 바닷가도 많고, 치안도 안전한데다 사람들도 친절하며, 물가도 싸다.
로마와 아랍, 오토만 제국과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다양한 문화유산이 공존하고, 이슬람 국가이지만 '여성 파워'도 강해 누구에게든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의료 인프라도 잘 정비돼 있어 튀니지는 일찍부터 의료관광지로 각광을 받았다.
국제헬스케어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20~21년 세계의료관광지수에 따르면 튀니지는 세계 주요 의료관광 대상국 46개국 중 38위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남아공(22위), 이집트(26위), 모로코(31) 다음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4위를 기록했다.
'북아프리카의 의료관광'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매년 튀니지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50만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약 200만~250만명이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인접국인 알제리와 리비아에서 오고 있는데, 유럽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튀니지 의료관광의 중심은 우수한 의료기술을 갖춘 의사들과 민간병원들이다. 이는 튀니지 첨단기술분야에서 의료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74%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전국 의사의 60%가 민간병원 소속이며, 튀니지 내 전체 병상 3만개 중 7000여개가 민간병원에 있고,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등 주요 의료장비의 70~80%가 민간병원 자산이다.
의료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분야는 성형수술, 정형외과 수술, 치과 치료, 심혈관 치료, 안과, 비만치료(위장 접합술이나 지방흡입술), 난임치료 순이며 로봇수술이나 최소절개술도 가능하다고 한다. 재활과 노인 요양도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튀니지 병원들은 아직은 주로 고가의 미국, 독일, 프랑스제 의료기기를 도입해 쓰고 있다. 이들이 한국으로부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의료기기를 도입한다면 해당 병원의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튀니지의 의료관광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튀니지를 찾는 외국인 환자들을 통해 우수한 한국 의료기기가 중동과 아프리카에 널리 알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 '의료기기 수출 2023년 동향 및 2024년 전망'에 따르면 2023년의 의료기기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체외진단기기 수출 특수효과가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30%가 감소한 약 57억달러로 예상된다. 그러나 체외진단기기를 제외한 의료기기 수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약 2배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의료기기 주요 수출품목은 초음파 영상진단기기, 임플란트, 방사선 촬영기기, 전기식 의료기기, 의료용 레이저기기, 시력보정용 렌즈, 치과용 드릴엔진 등이다. 이들 의료기기기의 주 수출지역은 아시아와 유럽, 북미 순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지역 수출은 매우 미미하다고 한다.
주튀니지대사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우리 의료기기 불모지인 중동·아프리카로의 수출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주튀니지대사관 주최 '한국-튀니지-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한 KOTRA 알제무역관이 12개 의료기기 기업을 포함 5개 산업분야에서 30여개의 우리 기업들과 튀니지 등 아프리카 기업인들 간 비즈니스 매칭을 진행한 결과, 의료기기와 미용분야에서 수출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주튀니지대사관은 올해에도 KOTRA 알제무역관과 함께 제3차 포럼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포럼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먼저 우리의 우수한 의료기기를 많은 중동·아프리카인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는 6월11~12일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소재 최대규모 호텔에서 개최되는 '제7차 아프리카 투자무역 국제회의 2024'(FITA 2024) 행사장 중심부에 의료기기를 포함한 우리 기업 상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해당 회의는 튀니스에서 매년 개최되면서 3000여명의 아프리카·유럽·중동의 기업인들이 참가해 왔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서 같은 달 13일에는 동일한 행사장에서 '한-튀니지-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해 KOTRA 알제무역관 주도로 한국 기업들과 튀니지 및 아프리카 바이어들 간의 비즈니스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럼에 참가한 한국 의료기기 업체들이 튀니지와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는 성공 사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한국의 의료기기가 튀니지 의료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의료보건 수준이 열악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