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北 두둔 주북 러 대사에 유감…한미일 협력 필요성 커져"
北 대표단 방러에 "한반도 평화 기여하는 방향으로 교류해야"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부는 주북 러시아 대사가 한반도 정세 격화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며 북한을 두둔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주북 러시아 대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한 채 국제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고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정당화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것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지속될수록 한미일 안보 협력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변인은 또 "북한은 지난 30여년 간 자체적인 계획에 따라 핵과 미사일 개발과 도발을 지속해 오고 있다"라며 "이제는 선제적인 핵 공격을 법제화하고 동족을 대상으로 핵 공격 위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러 간 소통 계획'에 대한 질문에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소통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된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그들이 점점 더 위험해진다면 나는 북한 지도부가 그들의 국가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라면서도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을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7일 보도된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지 여부는 한반도에서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주장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선 "정부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러북 간의 교류 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러북 간의 교류와 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수길 북한 평양시 당위원과 책임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이 오는 15~17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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