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F-21 기밀 유출 시도에 "엄중하게 주시… 합동조사 중"
4~5년치 자료 빼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돼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관련 자료를 빼돌리려다 발각된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라며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현재 정부 합동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을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며 "방사청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군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KF-21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국적 기술자 A씨는 지난달 17일 관련 기술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반출하려다 회사 검색대에서 적발됐다.
방위사업청과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은 현재 USB에 담긴 정보의 내용과 보안 수준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정확히 어떤 자료를 빼돌리려고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A씨가 관련 기술을 담아 보관한 USB가 5개며 이중 일부에는 KF-21 개발 과정이 담긴 중요 자료가 담겨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A씨는 한국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개발진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동안 KF-21 개발에 참여한 인사로, 4~5년 치에 해당하는 49개의 자료 파일을 USB에 넣었다는 전언도 있다.
A씨는 조사에서 '연구진 회의 자료 중 일반적 내용이 저장된 개인 USB를 실수로 회사로 가져왔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 측도 현재까지 '일반 자료가 다수이고,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은 없다'라는 입장이다.
합동조사팀은 A씨를 비롯한 10~20명의 인도네시아 파견 인력 전원을 출국 금지한 뒤 2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 KAI 내부자가 관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KF-21 개발에 참여한 KAI 관계자에 대한 보강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변인은 "해당 업체(KAI) 자체가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부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을 판단해서 말씀 드릴 것"이라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답변은 제한되고, 관련 법규에 따라 철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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