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정수장에 北무인기·특작부대 침입… 헬기·드론 뜨고 대공포 전개
통합방위훈련… 수방사 및 서울시·경찰·소방 등 500여명 참가
매몰자 구조 위해 시추대대 투입… '봉쇄선' 작전으로 적 생포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7일 서울의 한 정수장에서 북한 무인기와 특수작전부대 침투에 대비한 통합방위훈련이 실시됐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 함께 실시한 이날 훈련은 북한군이 수돗물 정수시설 기능을 마비시켜 시민들에 위해를 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날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통합방위협의회를 열어 '통합방위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관련 신고를 접수한 군 병력이 현장으로 출동해 정수장 내 염소실과 지하시설인 정수지로 통하는 입구 등에서 주변 경계에 돌입했다. 그리고 정수장 상공에서 비행 중인 미확인 드론이 식별됨에 따라 군은 경찰 등과 함께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잠시 후 정수장 내 '수질오염' 신호가 보고됐다. 미확인 드론이 정수장에 독극물을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었다. 또 염소실과 지하시설 출입구에선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올랐다. 북한군 특작부대의 침투가 의심된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적에 의한 테러 상황으로 건물 일부가 붕괴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지하시설엔 고립된 인원이 발생했다."
현장지휘본부의 상황 전파에 따라 소방 인력도 곧이어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아울러 군 당국은 '염소실 붕괴에 따른 염소가스 유출 및 적의 폭발물 테러가 우려된다'고 판단, 대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MST)와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 폭발물처리반(EOD) 등을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다행히 추가적인 폭발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이미 염소가스 노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다수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정수장 시설 붕괴 현장엔 매몰자를 구조하기 위해 수방사 시추대대도 투입됐다. 시추대대는 전군에서 수방사만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요구자의 추정 위치와 깊이, 지하 공간 현황 등을 확인한 뒤 시추공을 뚫어 고립자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수방사는 현장에 침투한 북한군 특작부대를 수색하기 위해 500MD 헬기를 띄웠고, 민간의 드론 등도 이 작전에 동참했다.
이와 함께 수방사는 정수장 주변 일정 구간을 병력으로 둘러싸 적의 이동을 차단하는 '봉쇄선' 작전에 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드론이 적 병력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측 피해 없이 적을 생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방사는 작전 수행과정에서 30㎜ 쌍열 대공포 '천호'를 동원, 북한 무인기의 재출현에 대비했다.
'천호'는 우리 군이 장기간 운용해온 20㎜ '벌컨' 대공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방공무기체계로서 사거리가 3㎞ 이상이며 분당 최대 120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이날 훈련엔 수방사를 비롯해 서울시와 경찰, 소방청,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육군 특수작전항공단, 육군 제1공수특전여단 신속대응팀 등 500여명이 참가했다.
훈련에 참가한 강동구대대 박한규 중령은 "민관군경과 소방 등 제반 국가방위요소의 능력과 계획을 집중 검증하면서 통합방위작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훈련 간 식별한 보완사항들은 상호 공유하고 발전시켜 앞으로 북한의 도발과 테러위협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통합방위태세를 더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