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병력 동원은 단순하고 유연하게… 우크라戰 교훈"

정철우·김성현 KIDA 연구원 "평시 훈련 강화로 준비된 예비군 양성"

예비군 훈련. 2023.3.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현행 병력동원제도를 단순하고 유연하게 개선해 그 실효성을 높이고 예비군 훈련을 강화하는 등 병력동원태세를 확립해야 한단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정철우·김성현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19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병력동원태세 확립의 중요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연구원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전쟁지속능력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며 전쟁지속능력을 높이기 위해선 전시에 병력을 신속·정확히 동원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경우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후 국민들의 반발과 징집 대상자의 해외 도피 등 때문에 병력 동원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정 연구원 등은 △전시 대중교통 이용 제한 △응소 거부 △집결지·소집부대 미파악 등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비롯된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 등은 우리나라도 전시 병력동원 수준에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의 병력동원체계 하에서 그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론 소요 대비 동원지정의 여유분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병무청은 병력동원 응소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매년 소요 대비 평균 110% 정도 규모로 동원지정을 하고 있다. 이 여유분을 10% 이상으로 높여 소요 대비 120% 또는 130% 정도로 동원지정을 하면 전시 병력동원 수준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게 정 연구원 등의 지적이다.

이들은 또 △개별 예비군에게 현역 때 실제 담당했던 임무·장비와 뚜렷이 연관된 '예비군 특기'를 부여하고, △맞춤형 훈련을 각자 일정에 따라 인근 훈련장에서 이수토록 함으로써 평시부터 그 '특기자'로 준비되도록 하는 방안도 제언했다.

이와 관련 정 연구원 등은 예비군 동원시 "실거주지나 불가피한 경우 현 위치에서 도보만으로도 이동 가능한 학교·관공서·운동장·경기장 등에 임시 집결해 신고·대기하면 준비된 특기자들이 해당 소요가 있는 부대에 수송·분배되고, 부대 입영 뒤엔 해당 부대 차원에서 필요한 훈련을 최대한 집중적으로 받고 전장으로 나가는" 시스템 마련을 제안했다.

정 연구원들은 "이런 시스템에서 평시엔 자원 이동을 추적하면서 응소율을 예측·모니터링하고, 전시엔 실시간으로 가용자원을 최적 분배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해 운영한다면 병력동원에서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선 동원병력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전장에 나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동원병력의 부족한 훈련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현재 시행 중인 비상근 예비군 제도의 확대 운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2021년 12월 법제화된 '비상근 예비군' 제도는 현재 연간 180일 이내 복무하는 장기 비상근 예비군을 100명, 연간 30일 이내 훈련하는 단기 비상근 예비군을 3000명대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다.

정 연구원 등은 비상근 예비군 대상을 "전시 주요 직위의 예비군 간부와 장비 운용 관련 특기에 해당하는 예비군 병, 전시 분대장 직위에 동원 지정되는 예비군 병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대규모 예비군을 유지·관리하는 데서 벗어나 이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상근 예비군을 중심으로 동원병력에 대한 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