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은 이미 성탄절"… 한미일 '크리스마스 공수작전' 함께

각국 수송기로 마이크로네시아 등 주민들 위한 생필품 투하

(미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3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을 맞아 태평양 괌 남쪽의 마이크로네시아·팔라우 지역 섬 주민들에게 생활필수품 등 물자를 전달하는 '크리스마스 공수작전'이 실시됐다.

11일 미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미국·캐나다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이달 초 엿새간 실시된 이 작전을 통해 마이크로네시아 지역 58개 섬에 총 210개의 생필품 상자 등 화물을 각국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이용해 공수했다.

'크리스마스 공수작전'은 미 공군이 실시하는 가장 오래된 인도적·재난지원 작전으로서 올해 72회째를 맞았다. 미 공군은 1952년 괌 남쪽 해상을 정찰하던 항공기를 향해 손을 흔들는 섬 주민에게 물자를 투하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크리스마스(12월25일)를 앞두고 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공군은 미국 측 초청으로 지난 2021년부터 이 작전에 함께하고 있다. 올해도 우리 공군은 이 작전 참가를 위해 C-130 수송기와 조종사·정비사·지원 요원 등을 미국령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파견했다.

공수작전은 저고도를 수송기에서 낙하산에 매단 의약품·의류·생필품 등 화물을 섬 지역 해변에 투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크리스마스 공수작전' 대상 지역엔 2만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태평양 공군 홈페이지 캡처)

특히 올해 작전엔 호주·필리핀·독일·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영국·방글라데시·몽골·네팔·네덜란드·스리랑카·태국군도 참관단으로 함께했다. 이들은 앤더슨 기지에 모여 공수작전을 통해 각 지역에 투하할 화물을 함께 준비했다.

한미 및 캐나다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본격적인 공수작전에 앞서 기지 내에서 지상 활주훈련인 '엘리펀트 워크'도 실시했다고 미군 측이 밝혔다.

미군 당국은 '크리스마스 공수작전'을 통해 인도적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참가국 간 협력을 증진할 수 있을뿐더러, 연합 공수작전 능력 또한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 태평양 공군의 빌러 허프만 중령은 이번 작전에 대해 "함께 배우고 협력하고 인도주의에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더 많은 국제협력은 우릴 이 지역에서 더 강하고 더 숙련되고 더 단합된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작전에서 투하된 일부 화물상자엔 지난달 29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주일미군 CV-22 '오스프리' 수송기 추락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참가자들이 '오스프리' 형상을 그려 넣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오스프리' 승무원 8명이 모두 현장에서 숨졌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