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말실수…CS윈드 美공장 찾아 "난 미스터 문과 친구"(종합)
尹대통령과 헷갈려 'Moon'이라고 언급…연설서 바이드노믹스 적극 홍보
조현동 주미대사도 참석…바이든, 조 대사에 "블링컨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평소 말실수가 잦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 대통령의 이름을 헷갈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콜로라도주(州) 푸에블로에 있는 글로벌 풍력타워 세계 점유율 1위인 한국기업 CS윈드의 공장을 방문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지목, "최근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아져서 그는 아마 집에 돌아가면 평판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낮은 점을 의식해 농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저는 당신의 지도자인 미스터 문(Mr. Moon)과 친구"라며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자신이 한국 대통령과 친하기 때문에 김 회장에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하려다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헷갈리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실시한 연설 때도 윤 대통령을 '문 대통령(President Moon)'으로 말했다가 실수를 인지, 곧바로 "윤(Yoon)"으로 정정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S윈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적극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제가 취임한 이후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미국에 투자)' 어젠다로 제조업 붐이 이어졌다"며 "그것은 미국과 전 세계의 민간 기업, 미래 제조업 및 산업들로부터 6000억 달러(약 776조원) 이상의 투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가 취임했을 때 2035년까지 100% 탄소없는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미래 청정에너지와 '메이드 인 아메리카'에 대한 제 약속 덕분에 청정에너지 회사들은 미국, 콜로라도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콜로라도의 CS윈드는 풍력타워와 터빈을 만드는 한국 기업"이라며 "CS윈드 콜로라도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 터빈 제조시설이며, 87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CS윈드가 시설 확장을 위해 2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발표한 것을 거론, "제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어젠다 때문"이라며 추가 투자로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850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화당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CS윈드 공장이 위치한 지역구를 대표하는 로렌 보버트 공화당 하원의원을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슬로건) 운동의 리더 중 한명"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보버트 의원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한 전국민건강보험법(ACA)인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의 감세 정책을 거론하면서 "하원의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 의회의 마가 공화당은 상류층을 위해 너무 말도 안 되는 감세를 지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백악관의 초청으로 조현동 주미한국대사가 함께 했다.
조 대사는 기념사진 촬영을 위한 사전미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주지사, 존 히켄루퍼(콜로라도) 민주당 상원의원, 닉 그래디서 푸에블로 시장 등 10여명의 주요 인사들과 만나 짧은 환담을 가졌다고 주미대사관은 전했다.
조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 투자기업의 제조공장에 직접 방문해준 데 대해 정부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투자 성공사례가 최근의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며 자신도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주미대사관은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윤 대통령은 본인의 좋은 친구라며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를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지난 4월 국빈 만찬 당시 윤 대통령이 노래를 불렀던 것을 상기시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한다.
대사관은 "청정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대사관은 이들 기업들의 활동을 적극 홍보해나가며, 한미 협력의 지평을 계속 넓혀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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