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 발사' 국면에 만나는 한일중 외교장관… 관전 포인트는?
안보리서 '북한 뒷배' 자처해온 中… '역할' 요구에 호응할까
'在中 탈북민 북송'도 다룰 듯… 한일 간엔 위안부 판결 부상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중국의 외교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오는 26일 부산에서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임하는 한편, 각국과의 양자회담에 나설 계획이다.
한일중 3국의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 회의 이후 4년여 만이다.
24일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중 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3국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를 포함한 3국 간 협력 발전 방안과 더불어 주요 지역·국제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선 특히 이번 회의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21일)와 그에 따른 우리 정부의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조치(22일), 그리고 북한 측의 '9·19합의' 무효화 선언(23일) 등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된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 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기에 북한의 위성 발사는 그 성패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서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한일 양국 정부의 경우 그간 미국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해온 데다,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을 향해서도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요청해왔다.
반면 중국 측은 북한이 5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작년 이후 북한의 도발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 때마다 러시아와 함께 번번이 제동을 거는 등 이른바 북한의 '뒷배'를 자처해온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이번 한중외교장관회담 및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 관련 문제가 다뤄지더라도 왕 부장이 중국 당국의 기존 입장을 크게 벗어나는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정찰위성 발사 준비과정에서 불거진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 동향에 대해 그간 중국 당국이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음을 감안할 때 북한 관련 문제에서 '협력 공간' 모색을 시도해볼 필요는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중국 내 탈북민들의 강제 북송 문제도 한중 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로 거론된다. 박 장관은 지난달 중국 당국이 구금 중이던 탈북민 수백명이 북송됐단 소식이 전해지자 왕 부장에게 '자기 의사에 반하는 북송은 안 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선 양국관계 개선 등을 위한 협력방안과 더불어 최근 우리 법원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해 원고(피해자) 승소 판결한 데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23일 우리 법원의 해당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담화를 통해 이번 "(한국 법원의) 판결은 국제법과 한일 간 합의에 위배된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우리 법원 판결이 '국가면제' 원칙, 즉 주권국가를 다른 국가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제관습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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