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APEC 정상회의… 北 도발할까? 중국 반응은?

한미일, 中 시진핑에 북한 관련 '건설적 역할' 촉구할 듯
북한 18일 '미사일 공업절' 계기 위성 발사 시도할 수도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이번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최국인 미국과 일본·중국 등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한다.

이에 따라 최근 정찰위성 발사 준비와 더불어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에 나선 것으로 평가되는 북한 관련 문제 대응을 위한 각국의 협력방안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도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15~18일 나흘간 미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 기간 APEC 회의 세션 참석 등 일정 외에도 각국 정상들과 공식 양자회담 및 비공식 대화 등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회의 의장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과 윤 대통령과의 회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경우 오는 17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에서 열리는 첨단기술 협력 관련 좌담회에 나란히 참석한다.

외교가에선 이번 APEC 회의 기간 중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이 성사된다면 우리 측에선 북한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르면 이달 중 정찰위성 발사를 재차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9월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탄약·무기 등을 러시아에 지원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꾸준히 포착돼왔다.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기·탄약 지원 대가로 러시아 측은 우주발사체 및 정찰위성의 개발·완성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해주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8월 등 2차례에 걸쳐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북한의 위성 발사는 물론,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또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위성용 우주발사체 또한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과 다른 유엔 회원국들 간의 무기거래 또한 불허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과 함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이와 관련 미 정부는 이번 APEC 회의 계기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와 더불어 러북 군사협력에 관한 사항도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앞서 9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외교장관회담 뒤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회견에서 "북한이 위험한 행동으로부터 발을 떼도록 하기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이번 APEC 회의 기간 미국·일본 등 각국 정상들로부터 북한 문제와 관련한 '역할' 수행을 요구받는다고 해도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 입장에선 러북 간 밀착이 불편한 건 분명하다. 중국은 예전엔 북한의 '정당한 안보적 우려'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완전히 북한 편을 들었지만 최근엔 한반도 안정·평화를 얘기하며 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북한 문제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러북 간 밀착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제·압박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중국 측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지지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상황을 주시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 APEC 회의 기간에 즈음해 정찰위성 발사 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는 18일은 북한이 작년 11월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최종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해 제정한 '미사일 공업절'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이번 APEC 회의의 핵심은 미중 정상회담이다. 서로가 싸우는 게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 공간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라며 "그런데 북한이 APEC 기간 중 도발하면 중국 입장이 곤란해져 버린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 북한의 행태를 보면 중요 국제행사 땐 그 결과를 지켜본 뒤 반응을 보이곤 했다"며 "11월 중 무력도발에 나선다면 APEC 회의가 끝난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