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함께하는 확장억제"… 한미안보협의회의 13일 서울 개최(종합)

신원식, 美 측에 '9·19합의' 효력 정지 당위성 설명할 듯
14일엔 한·유엔사 국방장관 회의… "유사시 재참전 확인"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 2022.5.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의 국방장관이 다음 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주한유엔군사령부 회원국 대표들이 모이는 첫 회의도 열린다.

국방부는 "신원식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오는 13일 서울에서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14일엔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을 비롯한 17개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대표들이 참석하는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가 열린다.

국방부에 따르면 SCM은 지난 1968년 시작한 한미 국방장관들 간의 연례 회의체로서 한반도 안보와 한미연합 방위태세 등 군사·안보 분야에 관한 양국 동맹 현안을 주로 다룬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번 SCM을 통해선 "올해 수차례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더 공고해진 한미동맹을 세계 최고 동맹 중 하나로 발전시키기 위한 모멘텀을 유지·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SCM에서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 △과학기술동맹을 포함한 동맹의 미래 발전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북한 정세에 대한 평가와 대북정책 공조 △연합 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국방과학기술 및 글로벌 방산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지역안보협력 등을 이번 SCM의 주요 의제로 꼽았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억제력을 제공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한미 양측은 올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핵·재래식 전력 정보 공유 및 공동기획·실행에 관한 사항을 이번 SCM에서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핵능력 사용시 우리 군의 재래식 능력과 조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2023.10.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아울러 한미가 2013년 공동 수립한 '맞춤형억제전략'(TDS)의 연내 개정 논의도 이번 SCM 등을 계기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북한 지도부의 특성과 핵·미사일 위협, 동맹의 능력 발전 등을 고려해 한반도 상황에 최적화한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개정 TDS에 담을 계획이다.

한미 양측은 또 2015년 승인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안정적으로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SCM에서 "그동안의 한미정상 간 합의 중 국방·안보 분야 주요 내용을 양국 국방수장이 논의하고, 올해 동맹 제70주년을 맞아 열린 각종 행사를 종합·마무리할 것"이라며 "미래 30년, 즉 한미동맹 100주년을 기약하는 국방 분야 발전방향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신 장관은 이번 SCM을 계기로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우리 군의 대북 감시 제약 등 상황을 미국 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효력 정지의 필요성·당위성 등에 때한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앞서 7일(현지시간) "(9·19합의) 효력 정지는 한국이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외에도 "한미 국방부 간 국방과학기술 고위급 협의체 운영과 과학기술분야 협력의 외연 확장,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역안보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SCM 하루 전인 12일엔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이 참석하는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을 열어 한반도와 역내 안보 상황을 평가하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또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번 SCM에 앞서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까지 참여하는 3국 국방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한미일 간 공조 대응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 로이터=뉴스1

한미일 국방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경보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체계의 연내 가동, 그리고 △3국 전력이 참가하는 다년간의 군사훈련계획 구체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SCM 다음날인 14일 열리는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는 올해 한국전쟁(6·25전쟁) 정전 제70주년을 맞아 처음 개최하는 행사다. 이번 회의엔 17개 유엔사 회원국의 장관급 대표단 등 300여명이 참석, 창설 이후 지난 70여년간 유엔사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은 △북한의 불법적 행위 중단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고, △북한의 무력공격 등 한반도 유사시 재참전 등을 통해 함께 대응할 것이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역할과 한·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최초의 회의란 의미가 있다"며 "한·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연대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향과 유엔사의 연혁 및 미래비전 등에 대해 발표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한·유엔사 회의에선 유엔사 참모장에 우리 군 장성을 상시 포함하는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참모장에 우리 군이 포함될 경우 우리나라의 유엔사 관련 지위른 현 '당사국'에서 '회원국'으로 변경하기 위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사와) 한반도 전쟁 억지에 필요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엔사 참모부에 한국군이 참여하는 방향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 어떤 직으로 갈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SCM과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 대한 반감의 표시로서 정찰위성 재발사 시도 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 또한 주시하고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