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핵폭격기에 ICBM까지… 한미, 올해 9차례 '핵 3축' 확장억제 과시
B-52H 국내 기지 최초 착륙 및 美잠수함기지 방문 등 이어져
국방부 "北핵공격 대비 역할 확대… 함께하는 확장억제 구현"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미 양국 군 당국이 올 들어 총 9차례에 걸쳐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미 간 연합공중훈련 실시, 그리고 우리 군 관계자들의 관련 미군기지 방문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공고히 했다고 7일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 군은 올해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에서 핵무장이 가능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참가한 연합공중훈련을 현재까지 총 5차례 실시했다.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제고 차원에서 지난 3월6일 올해 처음 한반도에 전개한 B-52H는 3월28일 북한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자 그 대응 차원에서 4월5일 다시 우리나라로 날아왔다.
B-52H는 북한이 4월13일과 7월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을 실시한 다음날에도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고, 6월30일에도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수행했다.
특히 지난달 17일엔 B-52H 폭격기가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 상공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개막식 축하비행을 한 뒤 사상 처음으로 우리 공군기지(청주기지)에 착륙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 22일엔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우리나라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 전력까지 참가한 한미일 3국 간 공중훈련이 처음 실시됐다.
이외에도 우리 군 관계자들은 제8차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참가와 연계해 올 2월24일 미 조지아주 킹스베이 소재 미 해군 원자력잠수함기지에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웨스트버지니아'에 탑승해 내부 시설 등을 둘러봤다.
또 이달 1일엔 한미 국방당국자들이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Ⅲ'의 시험발사를 함께 참관하기도 했다. 우리 당국자들이 미국의 ICBM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한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
이런 가운데 올 7월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에 맞춰선 미 해군 SSBN '켄터키'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외에도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 '미시건'과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 '로널드 레이건'이 1차례씩 우리나라를 다녀갔고, 미군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또한 우리나라에 1차례씩 전개했다.
미 공군이 운용하는 다른 전략폭격기 B-1B는 5차례에 걸쳐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수행했다.
이들 전력 가운데 ICBM과 SSBN, 전략폭격기는 미국의 '핵 3축' 체계로 꼽힌다. 따라서 해당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하거나 우리 군 관계자들이 미국 내 관련 기지를 방문한 것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 등 '확장억제' 효과가 있더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은 현재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계속하며 수시로 대남 도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억제력을 제공하는 정책을 말한다. 한미 양국은 관련 협의를 위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핵협의그룹(NCG)을 운용 중이다.
남북한 간의 평화 기조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 임기 말 2021년엔 이들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1차례도 없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작년 7월엔 미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 1차례 전개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 핵운용 관련 정보공유, 협의, 기획·실행 등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며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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