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채 상병 사고 "해병 1사단장에 책임 있다면 인사 조치"(종합)
"법리에 의해 잘잘못 따지는 게 합당… 수사 결과 존중할 것"
"병사들 트라우마에 안타까운 마음… 지원 대책 강구하겠다"
- 허고운 기자, 박응진 기자,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박응진 김정률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올 여름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중 발생한 고(故) 채모 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 경찰 등의 수사 결과에 따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의 인사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국방부 등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채 상병 사고 관련 수사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며 "만약 (임 사단장의) 책임이 있다면 그땐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최소한 임 사단장을 지휘체계에서 배제하는 게 국가의 도리'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엔 "그런 의견을 받아들여 인사 조치를 하면 쉬운 길"이라면서도 "임 장군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 해병대 사단장을 할 만큼 국가에 봉사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진 모르지만 법리에 의해 수사가 끝나고 기소된 뒤 그 사람의 잘잘못을 따져 합당한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난 (해병) 1사단장을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며 "(그러나) 한 직업군인에게, 장군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서 좀 더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신 장관은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 내겐 임 사단장 못지않게 장병들의 생명과 명예가 다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여러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법리에 기초해 기다려 보겠다"고 거듭 밝혔다.
앞서 해병대 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당시 일병)은 올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착용 없이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와 관련 당초 해병대 수사단은 '임 사단장 등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관할 경찰에 이관할 예정'이란 내용의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보류' 지시 등에 따라 국방부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결과를 재검토한 뒤 관련 서류를 민간 경찰에 이첩 및 송부하는 과정에선 8명 중 임 사단장 등 4명의 혐의가 적시되지 않았고, 다른 하급 간부 2명은 혐의자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런 가운데 채 상병 사고 당시 함께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예비역 해병대 병장 A씨는 전역 다음날인 지난 25일 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공수처에 고소해 채 상병 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와 별개로 공수처 차원에서도 관련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A씨는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채 상병 사고에 대해 "우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지시를 받고 작전을 하다 사망하거나 다친 게 아니다"며 "사단장 같은 사람들이 자기 업적을 쌓기 위해 불필요하고 무리한 지시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이날 국감에서 A씨의 임 사단장 고소에 관한 윤후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건 전역한 병사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게 느끼게 했다면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김 사령관은 "지금 (경찰이)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사단장의 과실 등 여부가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순직 해병 용사(채 상병)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 위로를 보낸다. 편지를 쓴 용사(A씨)를 포함해 당시 작전에 참여한 많은 병사의 트라우마와 아픔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군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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