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해운대 추락한 美폭격기 찾는다"…한미 첫 공동 수중 조사
27일까지 부산 앞바다 약 20㎢ 대상…해상전력·탐지장비 등 투입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 군 당국이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추락한 미군 항공기와 유해 소재를 확인하기 위한 수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과 함께 지난 7일부터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한미 유해 발굴 공동 수중조사'를 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해운대 일대 연안 약 20㎢ 해역을 수중탐지 장비로 탐색한 뒤 특이 물체가 확인되면 잠수사와 원격조종 탐지기를 투입해 해저면의 전투기 잔해 등을 추가 확인하는 방식으로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한미 군 당국이 이 같은 수중 조사를 함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한미 공동조사는 6·25전쟁 중이던 1953년 1월 당시 부산비행장(K9)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한 직후 해상에 추락한 미 제5공군 소속 B-26 폭격기 1대와 그 조종사 유해를 찾기 위한 것이다. 미 DPAA는 당시 미군 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측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작년에 우리 측에 공동 수중조사를 요청해왔으며, 올 4월 관련 협의를 시작해 현장답사를 거친 뒤 이달 실제 조사에 착수했다.
미 DPAA는 이번 조사에 잠수사·수중고고학자 등 총 13명의 조사인력을 파견했고, 국유단도 조사 전문 인력을 투입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해군 해상전력과 해난구조전대 잠수사 10명, 그리고 주한 미 해군 잠수사 7명도 조사에 함께하고 있다고 국유단이 전했다.
특히 해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 해군사에선 선체 고정형 소나를 탑재한 소해함(MSH)과 원격조종탐사기, 감압 체임버·소나 등을 구비한 구조지원정(YDT), 그리고 사이드 스캔 소나·자기 탐지기를 탑재한 고속단정(RIB) 등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국유단과 미 DPAA는 이번 공동 수중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발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미 DPAA의 패트릭 앤더슨 대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중조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실종자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남은 조사 기간에도 우리의 자유·번영을 수호한 미군 실종자 소재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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