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경제성장… 군사시설 설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이해인·강소영 KIDA 연구위원 "KCTC 확대도 고용창출 등 효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2017.7.11/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앞으로 군사시설을 건설할 때 군사작전적 필요나 지리적 위치에 따라 결정하는 전통적 절차뿐만 아니라 시설의 지속가능성과 지역 발전전략을 담는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해인·강소영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21일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군사시설에 대한 인식 변화와 향후 건설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출산율 저하,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등으로 지방의 인구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 군사시설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 등은 강원도 인제군 소재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그 예로 들었다. KCTC는 지난 2002년 4월 창설 뒤 2004년까지 중대급으로 운영되다 이후 대대급, 연대급, 여단급으로 확대 개편돼왔다.

그에 따라 △각종 시설관리·청소 등을 위해 민간인력 50~60명이 훈련단에서 일하게 되는 등 고용효과가 발생했고, △군인 가족의 인근 지역 거주로 학생 수도 증가했으며, △장병들의 대민지원 및 지역 축제 참여 등을 통해 군과 지역 간 교류도 늘었다고 한다.

또 그간 서울 용산 일대와 경기도 북부 지역에 주둔했던 주한 미 육군 제2보병사단 병력의 경기도 평택 소재 '캠프 험프리스' 이전이 작년 11월 마무리되면서 자연스레 평택시 인구도 늘어난 상황이다.

이 위원 등에 따르면 2017년 주한 미 육군 제8군 사령부를 시작으로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2018년엔 평택의 군인 수가 1만4000여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기준 평택시의 총 인구수는 56만여명으로 2005년 대비 18만여명 늘었다.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육군 제공) 2022.5.15/뉴스1

특히 실질적 경제성장률을 평가하는 지표인 지역 내 총생산(GRDP)을 봤을 때 평택의 2015년 대비 2020년 증가율은 25%로 같은 기간 경기도의 23%보다 높았다는 게 이 위원 등의 설명이다.

이들은 "KCTC와 평택 미군기지 사례처럼 군사시설을 확장·통합·이전하면서 주변 지역 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의 피해·불편을 최소화하고, 산업단지 조성 등 지자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사업 추진과 제도 마련을 병행한다면 군사시설도 지역사회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들은 군사시설을 건설할 땐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도록 개별적 사업단위가 아닌 통합이전·설치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위원 등은 "산재해 있는 군사시설을 패키지화한다면 소음 피해, 진동, 환경오염은 물론, 고도제한 등의 불편사항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군사시설 설치 지역의 인근에 방산업체 설치를 유도하고 지역 발전계획과도 연계한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고용을 통한 인구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사업 계획단계에서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지수를 산정하는 등 군사시설 설치에 따른 지역사회 기여 수준을 정량화해 나타낸다면 지역사회의 수용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위원 등은 "군사시설 건설 사업은 타 부처는 물론 지자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군은 군사시설의 적정 수 유지, 적합한 범위 설정, 시설 복합화 달성과 관련한 종합적 검토를 바탕으로 미래 군사시설의 모습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