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연료 ICBM 시험도 성공… 한미 '확장억제' 강화 속도 낼 듯
26일 정상회담서도 집중 논의 전망… "공동기획·실행 등 협력"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한반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정부는 오는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어서 실효성 있는 조치가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김정은 당 총비서 참관 아래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 '화성-18형'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화성-18형이 "우리(북한)의 전략적 억제력 구성 부분을 크게 재편시킬 것"이라며 "핵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보다 발사 준비시간이 짧아 사전 탐지와 타격이 어렵다. 이 때문에 북한의 고체연료 방식 ICBM 개발은 대미(對美) 핵위협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과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을 통해 확장억제를 강화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대북 억제 차원에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를 늘리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확대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체 '시간표'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핵 전술·전략무기 개발을 지속해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에서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 핵무장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장도 "우리 국민이 (북한의 핵위협에) 불안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의 '확장억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북한의 이번 고체연료 ICBM 발사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를 구체적이고 제도화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 국방부는 지난 11~1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2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통해 "미국이나 동맹·우방국들에 대한 어떤 북한의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특히 한미 군사당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정보공유와 공동기획·실행 등 확장억제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고, △연합방위체계 내에서 우리 측의 역할 확대를 가속화해간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외교부도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고도화되고 있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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