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특수전 망라' 미국 FCT팀 내주 방한…K-방산, 美시장 '노크'

설명회·상담회에 50여개 방산기업 참가…ADD·국기연과 협력 논의

'비궁' 발사 장면. (방위사업청 제공) 2020.4.7/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내주 우리나라를 찾아 'K-방산'의 미국 조달시장 진출 방법을 설명한다. 미 국방부는 이번 방한에 육·해·공군과 특수전사령부 소요군 인력을 모두 포함하는 등 K-방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한 해 173억달러의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K-방산은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으로 무대를 넓힐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미 국방부 해외비교시험(FCT)팀은 오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FCT 프로그램과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을 설명하고, 우리 방산업계 관계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이 일정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현대로템·현대중공업·휴니드·LIG넥스원 등 32개 방산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FCT팀이 같은날 오후 진행하는 1대 1 상담회에는 동인광학 등 17개 방산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FCT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해외 우수 방산 제품을 시험·평가해 이를 더욱 빠르고 경제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운영하는 '외국제품 사전 검증' 프로그램이다.

미 국방부는 1983년부터 40년 동안 FCT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34개국과 파트너십을 맺고 819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 국방부는 매년 1억달러가량(약 1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15~20개 해외 장비를 도입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

FCT 프로그램을 통과하면 미국 무기체계 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 국방부로부터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단 점에서 세계 방산시장에서도 수출 경쟁력 제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아리온-스멧'(Arion-SMET).2022.11.2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미 국방부로부터 시험평가 예산 등을 지원받는 만큼 해당 장비·기술에 대한 관련 연구개발(R&D)을 지속해 그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FCT의 이번 설명회·상담회에 50여개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 간 방산협력은 1950~90년대 미국으로부터 완제품 무기를 도입했던 '1세대' 시기를 지나, 1990년부터 현재까지 절충교역 등을 통한 부품 납품협력이 이뤄진 '2세대'로 발전해왔다.

우리 정부와 방산업계는 이를 토대로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고, 한미 양국이 초기 연구개발부터 생산·마케팅 단계까지 공동으로 수행하는 '3세대' 방산협력 시기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미 국방부도 2019년 이후 4년 만에 방한 FCT팀에 육·해·공군과 특수전사령부 소요군을 모두 포함하는 등 K-방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FCT팀은 인공지능(AI), 양자과학, 생명과학, 네트워크·센터 통합, HMI(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5G 넥스트(차세대 통신기술), 첨단소재, 신재생 에너지 등이 접목된 국산 장비를 주목하고 있다.

또 장거리 정밀 화력 투사 장비, 차세대 전투차량, 대공미사일 방어체계, 드론 연동체계 등 자율협동 플랫폼, 차세대 보병장비, 차세대 수송체계 등도 FCT팀이 눈여겨보고 있는 국내 장비·기술이다.

FCT팀은 2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 공장과 LIG넥스원의 구미 공장을, 연달아 방문해 각 무기체계의 생산 공정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LIG넥스원이 만든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지난 2020년 7월 국내 개발 유도무기 중 처음으로 FCT 프로그램을 통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은 작년 11월 FCT 대상 장비로 선정된 바 있다.

FCT팀은 또 23일 오전에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오후에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대전센터를 방문해 양국의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