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도 北 열병식 다음날 MLRS 사격… 북한 또 트집잡나?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주한미군이 북한의 '건군절'(정규군 창설일) 제75주년 다음날인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간 다연장로켓발사체계(MLRS) 실사격 훈련을 진행한다.

북한은 작년 실시된 주한미군의 이 훈련에 반발해 '해상완충구역' 포격 도발에 나섰던 터라 이번에도 시위성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주한 미 육군 제210야전포병여단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까지 강원도 철원군 삼율리 담터진지(로켓밸리)에서 MLRS 실사격 훈련을 한다. 이번 훈련계획은 철원군청 등을 통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사전 공지됐다.

미 국방부는 영상정보배포시스템(DVIDS)을 통해 9일 실시한 실사격 훈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 "정기적인 실탄 사격"이라며 "부대원들이 부여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일상적인 인증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건군절 당일인 8일엔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사격장에서 우리 군의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도 진행됐다.

북한은 작년부터 주한미군의 MLRS 실사격 훈련을 문제삼아 동·서해상의 남북한 접경지 수역에 설정된 '해상완충구역'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북한이 작년 10~12월 3개월 간 해상 완충구역에 쏟아부은 방사포 등 포탄만 1500발이 넘는다.

'해상완충구역'은 2018년 '9·19군사합의' 당시 남북한이 우발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 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상 군사훈련과 중화기 사격 등의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곳이다. 따라서 북한군의 해상 완충구역을 향한 포격은 그 자체로서 '9·19합의'를 위반한 무력도발에 해당한다.

'9·19합의'엔 남북한 모두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 거리 내에선 포병 사격연습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의 K-9 및 주한미군의 MLRS 실사격 훈련은 이 같은 합의 사항을 준수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번 주한미군의 MLRS 실사격 훈련 계기로 군사행동을 재개할지 여부를 주목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작년에 해상 완충구역에 잇따라 포격을 가한 건 "노후탄을 소모하기 위한 전략적 도발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돼 북한이 주한미군의 이번 MLRS 사격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오히려 북한이 지난 8일 야간 열병식을 통해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무기 등을 공개한 만큼 그 시험발사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