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략사 창설, 무리한 추진보다 중장기적 접근 필요"
세종국방포럼… 전문가들 "지휘체계·임무 등 혼란" 우려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방사업 중 하나인 '전략사령부'가 창설 후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선 지휘체계와 임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핵무력이 없는 우리 군이 전략사를 창설·운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선호 국방개혁전략포럼 대표(전 수도방위사령관)는 5일 '전략사령부 창설,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서머셋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제6차 세종국방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전략사 창설에 동의한다면서도 "전략사 창설은 '작전효율성'과 '작전주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어 완전한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작전효율성 관점에서 본 전략사 창설은 지휘체계·운용수단의 혼란 등으로 오히려 작전효율성이 저하된다"며 "새로운 조직 편성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전략사가 별도의 전략자산을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기존 육군 미사일전략사, 공군 미사일방어사 등이 보유한 전력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전시 (미래)연합사 예하의 구성군사령부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각 작전사는 전략사와 또 다른 지휘관계를 설정해야 해 작전수행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 작전주도성 측면에선 "핵 또는 핵·재래식 전쟁시 핵전력 운용 권한이 없는 (미래)연합사가 주도사령부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건 제한된다"며 "미군 전략사와 인도·태평양사가 전쟁수행의 주요 사령부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이 경우 한국 합참은 미 합참 및 (미래)연합사는 물론 미 전략사와 인도·태평양사까지 상대해야 하는 전쟁지휘 권한의 과도한 집중으로 전쟁수행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김 대표는 △합참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는 권한·책임의 분산을 통한 전쟁수행구조 균형 유지 △주변국 위협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억제·대응능력 구비 △새로운 전장영역에서의 합동성 주도 △일관성 있는 합동전력소요기획 추진 등은 전략사 창설시의 기대효과로 꼽았다.
김 대표는 "무리한 추진으로 불안정한 전략사를 창설하는 것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계적 추진을 통해 '완전운용능력'을 구비한 전략사를 창설한 뒤 한반도의 전쟁수행구조를 포함한 세부 작전수행체계를 전략사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반면 합참 전략기획차장을 지낸 공평원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이날 포럼에서 전략사 창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공 센터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핵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전략사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없다"며 "우리의 경우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보복 능력만으로 적을 억제하는 건 개념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큰 틀에서 한미동맹을 고려한 전·평시 임무수행, 자산 운용, 지휘체계 일원화를 고려해 합참 주도의 지휘통제를 하는 게 적절하다"며 "위기·전시에 원활한 공동대응을 위해선 연합사와 합참의 상호 협조가 필수적이므로 이를 위해 전략사를 창설하더라도 합참 통제가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포럼 사회를 맡은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전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은 "전략사는 전투가 아니라 '전략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때 '전략 임무'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 부소장은 "한국군이 보유한 재래식 전력 중 위력이 큰 무기체계를 전략사가 운용할 것으로 거론된다"며 "전략사가 작전적 수준에서 이들 자산을 운용한다면 기존 지휘체계에 혼선을 초래하고 작전 수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현재 전략사 창설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국방부는 내년 중 전략사로 통합될 전력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작업을 마친 뒤 전략사 창설계획을 수립해 2024년 공식 창설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전략사는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 육해공군 등 각 군의 주요 전략무기체계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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