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희-정미경, 박근혜 놓고 한자리서 불꽃유세대결

볼륨 높이며 '기싸움'에 양측 악에 받친 듯 연호대결도…'정미경' 연호 뒤로 하며 자리 뜬 박근혜 위원장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28일 경기도 수원을에서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왼쪽부터)새누리당 배은희, 민주통합당 신장용, 무소속 정미경 후보가 지역구 주민들을 각각 만나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지원유세차 수원을 찾은 10일 저녁 배은희 새누리당 수원을 후보와 정미경 무소속 수원을 후보가 불과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유세대결을 펼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이날 박 위원장은 공천을 못 받은 현역 정미경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하는 바람에 '초경합' 지역구가 된 수원에서 지원유세를 벌였다.

당초 서울 양천갑 출마를 고민했던 배 후보는 '비례대표 의원 강세지역 공천 배제· 원칙에 따라 용산에 공천을 신청했고, 현역 진영 의원에게 밀려 '돌고 돌아' 수원을에 공천됐지만 지역기반이 약한 탓에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날 박 위원장이 도착하기 한시간 전부터 배 후보는 수원지역 합동유세차 수원터미널 앞 광장에서, 정 후보는 4차선 도로 건너편 고가 밑에 자리를 잡고 기싸움을 했다.

선거운동원들의 열띤 구호와 함께 흥겨운 선거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양측은 주거니 받거니 '볼륨 대결'을 벌였다.

정 후보 쪽에서 볼륨을 살짝 높이자, 배 후보 측이 지지않고 소리를 키우고 다시 정 후보 측이 질세라 응수하는 식이었다.

  

상호 비방도 이어졌다. 유세차에 오른 남경필 후보(수원병)는 "길 맞은 편에 정말 이상한 분들이 계시다"며 "저렇게 탈당해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해당행위다. 민주당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후보는 "정 후보는 우파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한 김무성 의원도 못 봤느냐. 이번 선거전에서 한번도 남을 비방하지 않았는데 이런 식의 선거운동은 정도가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정 후보 측의 유세가 잦아들지 않자 남 후보는 연설 말미에 "왜 이리 소리가 크냐"며 버럭 짜증을 내기도 했다.

7시반이 다돼 박 위원장이 도착하자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외쳤고, 정 후보측도 큰 함성으로 연호를 시작했다.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연설을 시작한 박 위원장은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러분이 저희 새누리당에 힘을 주셔야 한다. 저와 새누리당은 국민의 행복과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받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측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호를 계속하며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외칩시다. 공천을 똑바로 하라"는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 "공천을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양측의 연호 대결은 박 위원장의 연설 내내 계속됐고, 박 위원장이 10분 가까이 유세를 마치고 자리를 뜰 때는 양쪽 모두 유세전이 정점에 올라 악에 받친 듯 연호를 주고받았다. 

  

박 위원장은 결국 "정미경"을 외치는 연호를 뒤로하면서 자리를 빠져나갔다.

정 후보는 박 위원장이 연설을 끝낼 때쯤 마이크를 잡고 "4년간 발로 뛰며 일했고, 여론조사에서도 1등을 한 저를 공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드시 당선돼 권선구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 어려울 때 힘이 돼준 분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울먹거렸다.

이날 배 후보의 유세차 앞에는 선거운동원을 포함해 150명 가량이 모여들었고, 정 후보 쪽에도 비슷한 수의 지지자들이 모여있었다.

배 후보가 수원갑·을·병·정 후보 4명과 함께 합동유세를 벌인 것을 감안하면 정 후보 측의 세가 눈에 띄었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