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탄핵 정국 '안정' 선택한 국힘…'도로 친윤당' 극복 과제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에 5선 권영세…조용한 리더십
과거 탄핵 정국 '분당' 반면교사…"분열 막자" 의지 표명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을 수습할 적임자로 5선의 권영세 의원을 택한 것을 두고 여권에선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을 반면교사 삼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분열을 끝내 수습하지 못하면서 분당은 물론이고 정권 재창출에도 실패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겸 권한대행은 24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오늘 당의 재정비와 쇄신을 이끌 권 비대위원장 후보를 국민께 보고드린다"고 발표했다.
여권에선 권 의원의 발탁을 두고 당이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겉으로 투쟁하는 분이 아니라 내적인 투쟁 동력을 모으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2002년 8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이후 5선을 지낸 당내 대표적 중진이다. 2011년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당의 쇄신을,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입당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선대본부장까지 맡았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특유의 차분한 성품으로 각종 논란을 진화하면서 당내에서 '조용한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이라고 평가받는다.
권 의원의 지명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으로 조기대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열만은 막자"는 의지로도 읽힌다.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텔레그램 단체방·비공개 의원총회 녹취가 유출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탈당을 선택했는데, 이후 보수당은 재집권에 실패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별다른 변수를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권 의원은 당의 분열을 정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친윤' 계파색은 약점으로 꼽힌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다만 '색채'가 옅다는 점에서 비윤계 의원들도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색채가 있다고는 하지만 '찐윤(윤 대통령 핵심 측근)'은 아니라는 점에서 무난한 인선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향후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비대위원장 선임 절차를 완료한다. 계파색이 옅긴 하지만 '도로 친윤당' 비판이 나오는 만큼 향후 비대위원 인선 과정 등이 쇄신 의지의 첫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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