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상현, 명태균에 외교장관 시켜달라" 尹 "완전히 낭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명태균 씨와 통화하며 장관직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에서 명 씨는 윤 의원에게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라고 권했지만, 윤 의원은 외교통상부 장관을 원하면서 김건희씨에게 잘 말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3월 중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에서 "내가 아까 윤상현과 통화했다"며 "(내가 윤상현에게) 형님, 원내대표 나가이소 (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랬더니 (윤상현은) 자기가 무슨 외교통상부가 어떻고 (외교 관련해) 13년 일 했고 뭣이 어떻고 막 떠들더라"며 "(그래서 나는) 잘 모르겠고, 그냥 원내대표 나가렵니까 하니까 (윤상현은) 나가겠대"라고 전했다.

그는 "그리고 (윤상현이) 내 보고 형수(김건희)한테 이야기 좀 잘 해주라! 그러더라"라며 "(내가) 안 그래도 4시에 만나러 가요 그랬더니 (윤상현은) 니만 믿는다 이러대. 내가 알았어요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윤상현)도 막 급하다 급해. (외교통상부 장관이 되고 싶다고) '외교통상부에서 내가 뭐(를 많이 했다는)' 이력을 막 얘기하는데"라며 "(그래서 내가 윤상현에게) 나한테 이력 많은 거 이야기해서 뭐 합니까. 외교통상부 장관은 원희룡이도 하고 싶어 죽으려고 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명 씨가 당시 윤 의원이 코로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를 언급하며 질책하는 내용도 있었다.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였던 2022년 3월 윤 의원은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식당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며 단체 회식을 한 사진이 보도되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명 씨는 통화에서 김 전 의원에게 "자기(윤상현)가 (외교통상부 장관이 하고 싶다고) 뭐 막 떠들길래 (내가) 아 그런 건 난 모르겠고. 거 제발 술 좀 먹지 말고. (사람을) 좀 가려서 만나이소(라고 했다)"라며 "그러니까 (윤상현이) 어 알았다 시키는 대로 할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상현에게) 뭡니까 그 신문에. 상태 안 좋은 것들, 이상한 것들. 그런 것들하고 술 먹고 앉아갖고. 내가 그랬더니 (윤상현이) 알았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형수한테 얘기 좀 잘해주라'는 말이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얘기인지, 장관 청탁 얘기인지 모호하다"면서도 "명태균이 김영선에게 전한 윤상현 관련 언급은 윤상현이 김영선에게 누나라고 지칭하는 등 둘의 친밀한 관계로 미뤄 볼 때 거짓이기 어렵다. 거짓이라면 금방 탄로가 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통화로부터 약 열흘 뒤인 2022년 3월 말,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조기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4월 8일 원내대표 선거가 실시됐다. 당시 윤상현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도 거론됐지만 막판에 불출마한 끝에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명태균 황금폰' 녹취록 보도로 2022년 5월 '김영선 공천'의 핵심 커넥션이 '윤석열-윤상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윤상현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이유가 이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제가 외교부 장관을 원했다는 건 완전히 낭설"이라며 "윤 대통령이 저한테 '김영선 공천해 줘라'고 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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