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힘, 제2당" 권성동 "여당 아직 국힘"…한 대행 난감

尹 직무정지에 때아닌 '여당 논쟁'…이 "이제 1당과 2당"
권, 野 '국정안정협의체' 거절…"당정협의로 끝까지 책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4.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 정지된 후 여의도에는 때아닌 '여당 논란'이 불거졌다.

자당 소속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국민의힘이 여전히 여당이 맞느냐는 문제인데, 단순 언어 규정의 문제를 넘어 국정 주도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을 '제2당'으로 지칭했다.

해당 표현은 이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한 권한대행이 이에 화답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여당, 야당, 지금은 이제 1당과 2당 간이 되겠다"며 "(거부권 행사는) 1당과 2당 간의 정책적 또는 정치적 입장 차이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을 거부하는 건 그야말로 정치적 편향일 수 있다는 말씀도 함께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여전히 여당이라며 맞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국민의힘은 여당"이라며 "윤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겠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무관하게 국민의힘은 여당, 민주당은 야당이란 주장이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탄핵 소추 이후에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 운영의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쏘아붙였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 협의체' 제안을 거절하며 고위당정협의회나 실무당정협의회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여당은 통상 정부와의 소통 창구로 이들 협의회를 활용해 국정을 함께 이끄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끄는 정부와도 이를 지속하겠단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권한대행의 뜻이다.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을 여당으로 대우하며 이전과 같이 소통하는지 여부에 달린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여야 구분없이 대하며 국회 차원의 협의체와 소통한다면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강점을 사실상 상실하고 '제2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우 의장의 '국정안정 협의체 참여' 요구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는 우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야가 다르지 않다"며 "정부는 경청과 겸손으로 이견을 좁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