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넘어 국정 영향력 키우는 이재명…집권 플랜 속도

'국정안정협의체' 제안…한대행 "협력", 권성동 즉각 거절
비상계엄 이후 줄곧 민생·경제 강조…대권 주자 면모 부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과 관련, 국정안전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가장 큰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여당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 안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국정 안정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 안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민주당은 모든 정당과 함께 국정 안정과 국제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가 대한민국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를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이제는 국회의 구성원, 제2당으로서 국정 안정, 민생 회복이라고 하는 큰 공통의 목표에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협조하지 않는다면 정당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작은 이익을 따지다가 큰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붕괴 수순인 국민의힘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국정 안정에 책임감을 갖고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협의체라는 것은 국회의장과 양당 교섭단체 대표가 주도하는 것"이라며 "국회로 명시한 것은 정부와 국민의힘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같은 날 이 대표의 제안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행보도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민주당은 시장 안정화, 투자 보호조치 등 경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침체한 민생경제에 물꼬를 틔우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입법도 빈틈없이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소비 침체 상황에 대해선 "내수 부족에 따른 정부의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것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을 한다면 (증액할 분야는) 정부가 없애버린 지역화폐 예산, AI(인공지능) 관련 예산, 기반 시설 투자 예산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민생과 경제 회복에 앞장서 왔다. 지난 9일에는 용산역 철도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일주일간 이어져 온 철도 파업을 중재하는 등 한국철도공사와 노조 간의 최종적인 협상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특별자금 지원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최근 들어 계속 강조했던 게 민생과 경제 부분이었다.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들기 때문에 대책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며 "상법 개정안의 경우도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를 접견해 한미 간 무역 관계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과 관련, 국정안전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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