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공멸" 친한·친윤 일단 휴전…재충돌 불씨 남겼다
야당 공세에 내부 충돌 일단 자제…친윤 "냉각기" 친한 "말 아껴"
"이대로 끝날 문제 아냐"…김건희 특검법 재표결후 재점화 가능성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여 공세가 거세지면서,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불거진 여권의 내홍이 잠시 잠잠해진 모습이다. 내부 분열이 아니라 대야 투쟁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단 지적을 의식해 휴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3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모두 공개적인 계파 갈등은 당분간 자제하자는 분위기다.
이같은 변화는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 감액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하고, 감사원장·서울중앙지검장 탄핵 및 해병대원 순직 사건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등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계파 갈등이 계속돼 오는 10일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여권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김 여사 특검법이 가결되면 대권 주자인 한 대표도 리더십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최근 친한계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관련 기류 변화 분위기를 풍겼던 만큼, 여권을 위기에 빠트렸다는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한 대표는 여당의 대표이자 대권 잠룡이다. 특검법 가결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지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여권을 붕괴시킬 파괴력이 있는 특검법의 가결을 동조나 방관했단 비판을 듣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추경호 원내대표의 '자제령' 이후 공개적 비판을 멈춘 상태다. 친윤계 추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냉각기를 갖고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하자"고 자제령을 내렸다.
친한계도 원내를 중심으로 더 이상의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추 원내대표도 더 문제를 키우지 말고 냉각기를 갖자고 말씀하셨고 이슈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이걸 특검의 재표결과 연결시키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성국 조직부총장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생각이 바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한 대표가) 냉정하게 판단할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고 있어 지금 말을 아끼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제 일단락이 돼 가고 있다고 본다"며 "다음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10일에 있다. 이제 더 이상 (당원 게시판) 얘기할 땐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원외에선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원내 친윤계 의원들도 일단 정기국회의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기류가 읽힌다.
전날(2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의원은 "전략적 모호성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의원총회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원팀'을 방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신 부총장 등 원외 친한계 인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은 "친한계와 친윤계의 마음의 앙금이 서로 엉켜있고 감정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대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모두가 이대로 충돌하다간 공멸할 거란 걸 알기 때문에 일단 공개적 갈등은 자제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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