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맞설 '먹사니즘' 전략…민생으로 시선 돌린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이재명 말고 여러분이 힘 내셔라"
본인 선고일에도 '민생' 집중…'사법리스크 가리기' 분석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강조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경제 침체 상황에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지만, 사법리스크에 대한 시선을 돌리려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여러분 얼마나 힘드시냐. 먹고 살기도 힘들고, 불안해서 힘들고"라며 "이재명에 힘내라 하지 말고 여러분이 힘 내셔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1심 재판이 열렸던 지난 1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경제 관련 이슈를 언급하며 정쟁적인 발언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그 대신 경제 관련 현안에 집중하며 심각한 환율 문제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했다.
당시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산업 경제 정책의 부실함, 정책적 무능함이야 우리가 집권 세력이 아니라 달리 방법이 없고, 주식시장의 불공정성은 검찰이 칼을 들고 불공정을 조장하고 있어 우리가 이 상황을 개선할 현실적인 힘이 없다"며 "그러나 끊임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최소 기업의 지배구조 만큼은 선진국 수준으로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대권 가도를 보다 견고하게 하기 위한 중도흥 표심 전략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민생 관련 대안을 통해 자신의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한편, 현재의 사법리스크 상황을 최대한 가리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가 '먹사니즘'을 재차 강조하면서 민심 우회 전략을 펼치고 있음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위증교사 혐의 재판을 기점으로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녹취록을 바탕으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검사 사칭' 허위 사실 공표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김병량 전 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와 통화하며 유리한 증언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변호사를 통해 추적이 힘든 텔레그램으로 김 씨에게 변론요지서를 보낸 것도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과 같다"며 위증교사의 결정적 증거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녹취록은 오히려 위증이 없었다는 증거라며 김 씨에게 기억을 떠올려달라고 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기억을 되살려 사실대로 얘기해달라"고 한 녹취록의 뒷부분은 잘라내고 기소하는 등 증거를 악의적으로 편집해 공소장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 씨가 혐의를 인정한 데다, 지난해 9월 재판부가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점은 이 대표에게 불리한 부분이다.
법조계에선 이 대표가 'KBS와 김 시장 측이 이 문제에 대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면 좋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한 녹취가 있는 만큼 이를 위증교사로 판단하지 않으면 실증이 없는 다른 사건에서 혐의 입증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유죄로 인정돼 위증교사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받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게 된다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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