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 지지자에 미리 전화"…명태균 여론 조작수법 녹음 공개
민주 "명태균 미리 ARS 돌려 지지성향 파악 후 공식 조사 때 방해조사"
알리바이도 미리 제시..."공식조사 몰랐다, 다른 조사 하면 안되냐"
- 김경민 기자,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구진욱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 씨가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여론조작 수법을 직접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녹음 파일을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추가로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날 공보국을 통해 명씨가 미리 ARS를 돌려 지지 성향을 파악하고 공식 여론조사 때 이른바 '방해 조사'를 실시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음성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2020년 3월 초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에게 "그럼 그때 ARS(자동응답시스템)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군지가 쫘악 뽑아져 나온다"며 "그리고 사무실에 가면 전화 콜센터 해놨어요, 안 했어요. 이번 주말에 하죠"라고 말했다.
이어 "자 15일, 16일날 딱 땡겼어(당겼어). 그 다음에 진짜 돌아가는 날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라며 "상대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그럼 글마(그 사람)는 전화 받았다고 하지 그 다음 전화(를) 받나"라고 했다.
명 씨가 당의 공식 경선 여론조사 이전에 전화를 돌려 유권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이들을 상대로 여론을 조작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을 골라 당 공식 여론조사 기간에 전화를 하면 그 사람은 공식 여론조사에 이미 참여한 것으로 착각하고 여론조사에 더 이상 응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명씨는 또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드러났을 경우를 대비해 알리바이도 마련했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명 씨는 대화에서 "그 왜 전화 하느냐(라고 하면) '아니 우리가 뭐 우리가 뭐 여론조사 하는데 언론사에서 자체 조사 안되는가', '당에서 그날 조사한 거였나, 우린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 조사한 거 모른다'(라고 하면 된다)"며 "아니 대한항공 비행기 뜬다고 아시아나 비행기 뜨면 안 되는가"라고 했다.
이연희 의원은 "1차적으로 먼저 ARS로 여론조사를 돌려서 지지자 확보해놓은 다음에 그 사람들한테 공식 여론조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방법이 있다"며 "또 하나는 경선 같은 경우 당 공식 조사 직전에 ARS를 돌려서 우리 편을 확보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중도층 같은 경우 그게 공식 조사인 줄 알고 실제로 공식 조사는 받지 않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m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