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흘째 침묵은 메시지"…물밑 용산·중진 소통 중
친한계 "김건희 여사에 대한 4대 요구로 해결될 상황 넘어서"
거칠어지는 야당 공세…"당정 '디커플링' 보며 대응수위 결정"
- 박기현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신윤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 통화 녹음 공개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나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처럼 공개적으로 대통령실에 쇄신을 압박하기보다는 물밑 접촉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대응 수위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임명한 서범수 사무총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윤 대통령 육성에 관한 메시지를 내지 않는 데 대해 "침묵도 하나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진상을 파악하는 동시에, 기존처럼 대통령실에 쇄신안을 강하게 요구하기보다는 한 발짝 물러서서 대통령실이 주도적으로 설명할 시간을 주겠다는 공산이란 것이 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이는 한 대표가 용산과 물밑으로 소통하기보다는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을 택해온 데 대한 친윤석열계 반발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또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는 대외적으로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당 안팎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사무총장은 "한 대표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용산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면서도 "성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당내 중진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의견을 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친한계 인사는 "중진 중에 국정의 전면 쇄신 없이 뭐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이처럼 고심을 거듭하는 배경에는 이번 녹취록 공개로 여권이 커다란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특별감찰관 임명으로는 윤 대통령과 명 씨 전화 통화 공개로 더 거세진 야당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이 당내에서 제기된다.
친한계 인사는 "이 문제는 김 여사에 대해 요구했던 4대 요구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직접 한다든가, 여러 가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최근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과 당 지지율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19%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대로 2주 연속 상승했다.
한 대표 측은 다음 주까지 이러한 추이가 이어질지 여론조사를 살펴본 후, 윤 대통령 부부 리스크에 대한 대응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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