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선후보 경선 후 연락 안해"→취임식 전날 명태균 통화 '들통'
용산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앞선 거짓 해명에 대한 설명 없어
민주 "윤, 박근혜 공천개입 혐의 8년 구형"… 말·입장 바꾼 윤 공세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고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든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지난 2022년 5월 9일 김영선 전 의원의 당시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나눈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5월 9일은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에 취임하기 하루 전이다. 명 씨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것에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녹음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공천)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통화 이튿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 의창 공천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얘기하니까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앞서 해명과 배치되는 상황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증 사안"이라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2018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 재판에 넘긴 사실을 상기하며 '자가당착'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법 여론조사를 통해 정무수석실에 '친박' 의원들의 선거 전략을 수립하게 하고, 이들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경선에서 유리해지도록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명태균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서영교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낱낱이 수사해 윤석열 검사가 8년 형을 구형했다"고 강조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공천개입은 범죄"라며 "2018년에는 타인에게 죄를 묻더니, 2022년에는 스스로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 권력에 취해 자가당착에 빠져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의 공판 검사로 참여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도마 위에 올렸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공천개입 사건을 담당하셨던 사람으로서 지금 이 사안을 어떻게 보시냐"며 "어떻게 하실지 대답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