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쇄신 의지 밝힌 한동훈…특별감찰관에 '사활' 배수진
"특별감찰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필요성 강조
尹 거절에도 재차 드라이브…당내 반대 넘어설지 주목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의 필요성을 거듭 못 박으며 배수진을 쳤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며 "특별감찰관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의 문제를 예방하는 기관이고, 지금 그런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정말 민심을 알긴 아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미루고 (윤석열 정부 출범 뒤) 2년 반 동안 해 오지 않았던 특별감찰관을 우리가 자발적, 주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감찰관이 안 되면 자체적으로 김 여사 특검안을 발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오후에는 경기 화성 와이비엠(YBM) 연수원에서 열린 '2024 서울·인천·경기 기초의원 연수'에 참석해 "우리가 변화와 쇄신의 주인공이 되고 주체가 되자. 제가 앞장서보려 한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변화와 쇄신을 해내지 못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여사의 활동 자제 등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비롯해 특별감찰관 임명을 건의했으나 사실상 거부당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먼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에 물러서지 않고 재차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 추천을 통해 첫발을 뗄 수 있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친윤석열계가 반발하면서 다시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의원총회로 갈 경우 의견이 한곳에 모이지 않으면 표결을 통해 당론을 정하게 된다. 이 경우 계파 간 표 대결로 인한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아직 당의 주류는 친윤계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한 대표가 이로 인해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대의 경우에도 추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상이다.
확전을 막기 위해서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있어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최근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종횡무진하고 있다.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하거나,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최근엔 중진 의원의 상갓집을 밤늦게까지 지키기도 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의총 전 담판을 목표로 삼아서 대화하겠으나 안 될 확률이 현실적으로 높다"며 "아직까지 시간이 있고, 물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상황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만약 당내 총의가 모이지 않을 경우 이르면 다음 주 특별감찰관 추천을 두고 의원총회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가 향후 여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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