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 여사 전방위 압박…여당 배제 '상설특검 본격화'

김여사 겨눈 인천세관·삼부토건, 국회 청문회 위증 사건 수사
민주 "3일 이내 특검 임명 안하면 법률 위반" 본격 탄핵 공세 펼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추진을 본격화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설 특검 임명을 거부할 경우에는 '법률 위반'으로 본격적인 탄핵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날 운영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야당 단독으로 '상설특검 관련 국회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 의원들은 의결에 반대해 퇴장했다. 법안들은 오는 31일 운영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국회 규칙 개정안은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 위원회를 구성할 때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의 추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국민의힘 추천권을 배제하고 의석수가 많은 비교섭단체 2곳이 각각 1명씩 추천하되, 비교섭단체 의석수가 같으면 선수가 높은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2명, 조국혁신당 1명, 진보당 1명씩 추천할 수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위를 마친 후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이 소속한 정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2024.10.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에 연이어 가로막히는 상황에서 거부권 대상이 아닌 상설특검 카드를 꺼내며 탄핵 군불을 때고 있다.

특검후보추천위가 특검 후보자를 선정하면 대통령은 3일 이내에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 특검법에는 '하여야 한다'로 의무조항으로 명시돼 있다. 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고 미룰 경우 민주당은 이를 고리로 탄핵공세를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반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상설 특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법률에 따라 대통령도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이라서 상설특검법이라는 법, 만약 임명을 안 한다면 법도 위반하는 것이고 사실은 법률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상 의무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검법 사안들이 개인의 의혹과 비리보다는 구체적인 국가적 의혹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정부·여당을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상설특검을 통해 '인천세관 마약 수사외압 의혹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 '제22대 국회 청문회 등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3가지를 수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 의원은 "명백한 법률 위반이고, 헌법상 의무도 위반인 데다가 여러 가지 어떤 본인 또는 배우자에 대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려고 하는 이해상충의 문제도 발생시키기 때문에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설특검의 경우 허들이 있다. 대통령이 마지막에 (특검을)임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저희는 그것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임명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이 상당히 부담감을 가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공수처 수사검사 재임용도 급하게 하지 않았나. 탄핵 이유가 되니까"라며 "구체적인 사유가 생기니 당에서도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구속력이 있는 강제 규정은 아니라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윤 대통령이 임명을 미룰 경우 처벌하거나 강제할 규정이 없다. 민주당도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위헌적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여론전에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설특검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통해 "거대 야당의 의회독재, 입법폭주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다수의 위력을 앞세워 초법적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 본색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