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기재부 세수재추계 '국회 패싱'에 발끈…"사후 통보냐"
야 "세번이나 협의한다 밝혔는데 언론에 알린 뒤 통보"
여당도 "보고 먼저 했어야" 지적…최상목 "죄송하다"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위원회는 28일 기획재정부가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을 국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발끈했다. 기재부는 그동안, 이 대응 방안에 관해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전 논의 없이 이날 오전 보냈다는 지적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재위 종합감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을 보고하기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게 국회랑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언론에 미리 알리고, 국민께 알리고 국회에 사후 통보하는 것"이라며 "세 번씩이나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했으면 국회와 사전에 협의해야지, 이게 협의냐"고 지적했다.
이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따르라)'"라며 "(언론에) 발표한 것을 (국회가) 보고받고 바꿀 수 있겠냐"며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것에 대해 국회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기재위 차원의 질책을 촉구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국감이 끝날 때까지 국회와 협의하겠다, 보고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다"며 "언론을 통해 발표하고 국회는 다 내용을 알고 있다. (이날) 보고에 무슨 의미가 있냐. 뭘 고칠 수가 있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정태호 의원도 "오늘 갑자기 발표하고 (대응 방안) 자료를 내놓는 것은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부총리가 사과해야 한다. 사과 없이 심의하고 질의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기재부가 사전 협의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의견이 나왔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위 보고가 아니더라도 기재위 간사들과 조율이 있었어야 한다"며 지적했다.
이종욱 의원도 "정부가 대응 방안을 이렇게 상세히 보고하는 것은 국회와 소통하고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도 "보도자료를 내고 보고하는 게 아니라 보고를 먼저 하고 보도자료를 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훈 의원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국회를 패싱하거나 우롱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설명을 듣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국정감사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로 40여 분간 정회됐다 속개됐다. 이날 부친상으로 불참한 송언석 위원장을 대신해 국정감사 진행을 맡은 국민의힘 간사 박수영 의원은 "(대응 방안에 관한) 충분한 내용 파악과 질의가 이뤄지도록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위원들께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 보고에 앞서 충분히 설명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보고를 마치고 의원들의 여러 가지 지적한 부분을 귀하게 여겨, 최선을 다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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