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 파병' 책임 공방…"전쟁사주·계엄 음모" vs "문 정부 때문"

민주 "우크라 불길 서울로 옮기고자 한 계엄 예비음모"
국힘 "대한민국 정당 맞나…문재인 정부 위장 평화 결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10.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박기현 기자 = 여야는 27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네 탓 공방'을 주고받았다. 여당은 민주당이 심각한 안보 위기를 '신북풍'으로 규정하는 등 정부-여당 공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했고 야당은 "형법상 외환유치 예비음모인 전쟁 사주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대통령실 안보실장에게 '북괴 폭격'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불길을 서울로 옮기고자 획책한 외환유치 예비 음모이며 계엄 예비음모"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형법의 외환유치 조항은, 외국과 통보하여 대한민국에 대해 전쟁의 단초를 열게 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외환유치를 예비음모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과 파병 및 국내 정치 이용에 대한 음모가 여당 국방 위원의 제안과 대통령 안보실장의 긍정적 답변으로 노출된 사건"이라고 했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24일 국정감사 도중 신 실장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보냈다. 그러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여인형 방첩 사령관이 방첩사 경내에 학살자 전두환의 사진을 게첩해 헌법과 법률의 정치 중립위반 의무를 위반하고 국회에서는 거짓 답변한 위증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이미 개최한 우크라이나 관련 비상대책회의 관련자 전원에 대한 조사와 공수처 긴급수사가 요구된다"며 "서울의 봄 계엄방지 4법의 국회 국방위 즉각 통과 또는 패스트트랙 조치와 함께 여인형 등의 추가적 불법망동을 막기 위한 직무 정지도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에 선임된 한지아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8.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북한의 도발 책임을 오히려 대한민국에 돌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위장 평화에 집착해 지금의 안보 위기가 도래했다고 하기도 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보 위협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며 "민주당은 현실을 제대로 보시라"고 비판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 정당이 맞나 싶을 정도"라며 "그제는 심각한 안보 위기를 '신북풍'으로 규정하며 긴급 규탄대회를 열었다. 정작 규탄해야 할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성토하지 않고 정부와 여당 공격에만 열을 올렸다"고 했다.

이어 한 수석대변인은 "또한, 전날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나서 '우리가 외교를 잘못해서 북한을 친러 국가로 몰았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했다"며 "북한 도발에 대한 책임을 대한민국에 돌리는 해괴한 논리"라고 꼬집었다.

한 수석대변인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위장 평화에 집착한 결과가 지금의 안보 위기를 초래한 단초가 됐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신다"며 "북한의 위협은 애써 외면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정치인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힐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맞서며, 안보를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도 대한민국 정당이라면 규탄의 대상을 정부가 아니라 북한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