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한동훈-추경호 충돌로 확산…국힘 '내전' 조짐

김여사 해법 '특별감찰관' 두고…추 "원내 사안" vs 한 "원내외 총괄"
친한, 의원 전체 텔레그램방서 추 압박…최고위서 친윤과 정면충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친뒤 자리에 앉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민의힘의 투톱인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4일 김건희 여사 등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두고 맞부딪쳤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공방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비롯해 공개석상인 최고위원회의까지 곳곳에서 충돌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직후 불거진 양 측의 갈등은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 진행 방침에서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한 대표가 전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곧바로 원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자 친한계에선 추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이 모두 참여 중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추 원내대표를 향해 특별감찰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배 의원은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의원에 이어 조경태 의원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의총을 열어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를 밟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친한계의 요구에 답이 없던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8시쯤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 대표 역시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긋자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는 법적 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당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사실상 추 원내대표를 찍어 누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의 견제구에 추 원내대표는 일단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 일정을 언제쯤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국감 이후에 하겠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당대표가 전체 업무를 총괄한다'는 등의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며 철저히 답을 피했다.

친윤계와 친한계의 충돌은 공개석상에서도 발생했다.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도 대통령실도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당원들도 국민들도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을 막아내는 마지막 힘은 108명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며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곧바로 "비판할 때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혁신과 변화의 이름으로 우리 편에게 가해지는 공격 정도가 금도를 넘어갈 때는 그 또한 우리 편에게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 바로 옆에 앉아 있던 한 대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양측의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추 원내대표가 의총 소집을 약속했는데 친한계는 대부분의 국감이 마무리되는 다음 주쯤 개최를 원하는 반면 추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이 열리는 내달 1일 이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