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면담한 한, 만찬 초청받은 추…여당 투톱 긴장 조짐

윤, 한동훈 면담 직후 추경호 만찬…"예우 아냐" 반발
신지호 "추 대표 발언 듣자마자 '회담 안 되겠다' 직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전국 광역의원 연수에서 웃음을 보이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여당 투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을 둘러싼 입장차를 연일 노출하면서 둘 사이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빈손 만찬을 기점으로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 사이 균열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 대표와 면담 후 대통령실 참모진들과 만찬에 추 원내대표를 초대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친윤·친한계 사이 갈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누가 봐도 한 대표를 대접하거나 예우한 모양새는 아니지 않았나"라며 "전체적인 상황이 안 좋아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일 만찬 초대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 잠시 간 것이었고 통상 있는 일로 알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불시에 부른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당일 오전 추 원내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내놓은 발언도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면담 당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발언을 하시더라"며 "듣는 순간 오후 회담이 잘 안되겠구나,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이 오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당은 야당이 김 여사를 포함해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도입을 요구하자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협의를 병행하자는 조건을 내걸었다.

신 부총장은 "한 대표는 지금 시국에서 그 링크를 계속 걸어야 되겠는가, 이 시국에선 링크는 풀고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 3명의 후보자 명단을 용산에 보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었는데"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면담에 앞서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를 주문하며 대통령실을 공개 압박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이 특별감찰관 부활 등을 김여사 활동 중단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면담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에 대해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간 공식 석상뿐만 아니라 비공식 석상에서도 한 대표에 대한 존중의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평소 주요 당무에 대해서는 수시로 의견을 교류하는 관계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결론을 내린 데 대해 "기본적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나름대로 공정하게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노력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는 등 친한계와의 입장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11월에는 대통령실로부터 답변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당이 벼랑 끝까지 갈 것이란 생각은 않는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