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빈손 면담' 말하는 3장면…'자리배치·표정·브리핑'
굳은 표정 윤, 홀로 고립된 한동훈…싸늘한 분위기 대변
'김건희 라인' 비서관 사진 포착…한, 브리핑 없이 귀가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회동 이후 '빈손'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선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자리 배치·표정·브리핑 형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붙고 있다. 회담 중 윤 대통령의 경직된 표정이나 공개된 사진에서 윤·한 '투샷'이 전무한 점을 두고 김건희 여사 의혹을 풀라는 한 대표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사진을 두고 "오랜 세월 정치판을 이렇게 봐 왔지만 생경한 모습이다.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그 한장의 사진이 상당히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고 했다.
공개된 사진 속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긴 탁자를 두고 마주 앉았는데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와 나란히 앉으며 여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윤 대통령 자리는 한 대표 정면이 아닌 한 대표와 정 실장의 사이였다.
비서실장과 여당 대표를 나란히 앉혀 동급으로 간주한 데다, 두 팔을 쭉 펴고 굳은 표정으로 한 대표를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모습에서 피의자와 변호인을 취조하는 검사의 모습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공개된 9장의 사진에서 웃음기도 찾아볼 수 없다. 회담 시작 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헌양된 이야기를 나눌 때 윤 대통령이 웃는 모습이 전부다. 본격 회담 과정에선 양측의 웃음기가 가셨고, 한 대표의 모습은 뒷모습이나 측면으로만 공개됐다.
대통령실에서 다수의 비서실장·경호처장이 동행했지만, 한 대표 측 인사의 배석을 배제한 점도 한 대표를 고립시키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 대표는 회담에 앞서 '김건희 라인'의 인적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비서관 또한 사진에 포착되며 인적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가 해당 비서관을 콕 집어 쇄신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은 없지만, 통상 수석급에 미치지 못하는 비서관이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회담 자리에 배석하는 경우는 드물다.
회담 이후 브리핑 형식을 두고도 비관론이 대두되는 모양새다.
당초 한 대표는 면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회담을 마친 후 한 대표 대신 박정하 실장이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자리에 배석하지 않은 박 실장에게 설명을 맡긴 것이 미진한 회담 성과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측은 별도의 합의문을 도출해 내지도 않았고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도 내지 않은 채 공식적으로 침묵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 면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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