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빈손 면담' 말하는 3장면…'자리배치·표정·브리핑'

굳은 표정 윤, 홀로 고립된 한동훈…싸늘한 분위기 대변
'김건희 라인' 비서관 사진 포착…한, 브리핑 없이 귀가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회동 이후 '빈손'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선 전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자리 배치·표정·브리핑 형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붙고 있다. 회담 중 윤 대통령의 경직된 표정이나 공개된 사진에서 윤·한 '투샷'이 전무한 점을 두고 김건희 여사 의혹을 풀라는 한 대표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사진을 두고 "오랜 세월 정치판을 이렇게 봐 왔지만 생경한 모습이다.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그 한장의 사진이 상당히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고 했다.

공개된 사진 속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긴 탁자를 두고 마주 앉았는데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와 나란히 앉으며 여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윤 대통령 자리는 한 대표 정면이 아닌 한 대표와 정 실장의 사이였다.

비서실장과 여당 대표를 나란히 앉혀 동급으로 간주한 데다, 두 팔을 쭉 펴고 굳은 표정으로 한 대표를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모습에서 피의자와 변호인을 취조하는 검사의 모습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공개된 9장의 사진에서 웃음기도 찾아볼 수 없다. 회담 시작 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헌양된 이야기를 나눌 때 윤 대통령이 웃는 모습이 전부다. 본격 회담 과정에선 양측의 웃음기가 가셨고, 한 대표의 모습은 뒷모습이나 측면으로만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 뒤편에는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기정 의전비서관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대통령실에서 다수의 비서실장·경호처장이 동행했지만, 한 대표 측 인사의 배석을 배제한 점도 한 대표를 고립시키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 대표는 회담에 앞서 '김건희 라인'의 인적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비서관 또한 사진에 포착되며 인적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가 해당 비서관을 콕 집어 쇄신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은 없지만, 통상 수석급에 미치지 못하는 비서관이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회담 자리에 배석하는 경우는 드물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회담 이후 브리핑 형식을 두고도 비관론이 대두되는 모양새다.

당초 한 대표는 면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회담을 마친 후 한 대표 대신 박정하 실장이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자리에 배석하지 않은 박 실장에게 설명을 맡긴 것이 미진한 회담 성과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측은 별도의 합의문을 도출해 내지도 않았고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도 내지 않은 채 공식적으로 침묵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 면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