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해법 없는 '윤·한 빈손 면담'…한동훈-이재명 2차회담 ‘특검 협의’ 주목

"용산에 물어보라"…'당정 하나' 원론 입장만 내놓고 침묵
김건희 특검법 재부상 불가피…국힘 추가 이탈표 우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2024.9.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재차 발의하면서 재차 특검 정국이 불가피해졌는데 공교롭게 면담 직전에 여야 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한 2차 여야 대표회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4시 54분부터 약 80분 동안 면담했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에 따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사항 설명 및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박 실장은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 "배석하지 않아 전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실에 물어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만 배석을 했다. 양측은 별도의 합의문을 도출해 내지도 않았고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도 내지 않은 채 공식적으로 침묵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 면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실패하면서 정치권은 김건희 특검 정국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을 재차 발의했는데 내달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재차 의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친한(친한동훈)계는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여권에선 통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미 이달 초 이뤄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최소 4표 이상 발생했다. 김 여사 관련 여론이 악화하고 정부에 대한 민심 이탈이 가속화하면 여당 의원들이 받는 압박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에 친한계를 중심으로 당내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전부터 김건희 특검법 방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에 앞서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차 대표회담에 대한 뜻을 모았다. 이 대표가 이날 한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 역시 응하기로 했다.

실제 양당 대표 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1차 회담에서도 양측은 의제를 비롯해 형식, 생중계 여부 등을 놓고 신경전을 거듭하면서 결렬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게다가 일각에선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에 응한 배경으로 대통령실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성과 없이 끝이 났고 김 여사 특검법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또다시 발의한 만큼 양측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대표 역시 그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왔었고 여당에선 이탈표 단속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법의 향배에 따라 정국은 재차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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