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명태균, 경남지사 공천도 받아 왔다해" 박완수 측 "전화 건 적 없어"
2022년 명태균 녹취록 "박완수,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 와"
강혜경, 명태균 거래 25명에 "오세훈 시장도 포함돼 있다"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이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는 21일 "명태균 씨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공천도 본인이 받아왔다고 주변에 얘기했었다"고 주장했다. 또 강 씨는 명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거래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강 씨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도지사가 공천을 받고 당선되는데 명 씨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예 그렇습니다"고 답했다.
강 씨가 이날 법사위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4월 2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박완수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 왔는데, 내일 죽어버리면 평생이 하루밖에 안 남는데 걱정이네. 오래 살라고"라며 "그냥 평생이 길어야 고마움이 참 나 환장하겠네"라고 말했다.
이어 명 씨는 "김영선은 결과가 어떻게 나왔어요. 도대체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라며 "그놈은 주디(입)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데 제일 친하다는 윤상현이가 XX 어제 막 경기를 해버리는데 젊고 참신한 건 나지"라고 했다.
명 씨는 "그러니까 처신을 그렇게 하고 다니니까 주디 그거 못 막아서 사람들이 경기한다니까"라며 "나한테 그렇게 하는데 김영선이 좀 하라 하니까, 자기가 뭐가 문제인지를 몰라요. 하여튼 뭐 어쩌겠나 어떻게든 미워도 만들어 봐야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박 도지사 공천과 당선에 명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계신 게 있나"고 물었고 강 씨는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는데 명 씨가 박 도지사 공천도 본인이 받아왔다고 주변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김 여사라든가 대통령 쪽에서 개입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는 녹취 내용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명 씨의 주장이 일방적이라고 반박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박 도지사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됐는데 명 씨가 공천을 좌우했다고 얘기한다"며 "명 씨가 강 씨에게 자기 역할을 과장한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강 씨는 "과장된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명 씨가 김 여사와 얘기한 것을 옆에서 들려줬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명 씨가 박 도지사와 아크로비스타를 찾았다', '명 씨가 대선 직후 윤 대통령 부부에게 박 도지사를 경남도지사 후보로 추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1일 박 도지사 측은 "윤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시점은 2021년 8월 초순이며 한 차례였다"며 "보도처럼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 아니며, 당시 김 여사는 동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박 지사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4월 22일은 도지사 경선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었다"며 "박 의원은 총 득표율 57.89%, 현역 출마 감점 받아 55%로 1위를 기록했고 당시 이주형 전 의원은 42.11%로 큰 격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사는)축하 전화가 수백 통을 받았고 '감사하다'는 의례적인 정치인의 인사를 했다"며 "박 지사도 명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박 지사 측은 "경선을 했는데 명 씨가 어떻게 공천을 줄 수 있냐"며 "8만 명의 당원(50%)과 330만 도민(50%)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씨는 명 씨가 거래했던 25명의 정치인 중 오세훈 서울시장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포함돼 있냐"고 물었고 강 씨는 "포함돼 있는데 오 시장과 명 씨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 시장 일을 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해외 일정까지 명 씨가 개입했다는 것 아니겠나. 그 근거가 꿈자리인데 강 씨도 직접 들었나"고 묻자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한테 말하는 똑같은 시기에 저한테도 얘기를 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이 "얘기를 들을 때 국정농단이란 생각은 안 했냐"고 묻자 강 씨는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생각해보니 국정농단일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냐"고 되물었고 강 씨는 "예"라고 답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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