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김 여사 문제' 해법은…"한동훈 요구 들어줄 가능성 0"

'3대 요구' 수용 회의적 시각 우세…김 여사 사과 등 미봉책 거론
민심 내세운 압박에도 빈손이면…여권 다시 윤·한 갈등 소용돌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면담한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 관련 3대 공개 요청사항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응답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2+1 차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에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는 무산됐고, 별도의 식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30일 정 비서실장까지 배석해 이뤄진 1시간 30분 회동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더 긴장된 분위기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월 30일 면담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고 한 대표가 화답하는 분위기 속에 마무리돼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선방한 한 대표는 이번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고강도 대책들을 재차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그간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여러 의혹 관련 규명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해 왔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민심 이반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더불어 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며 20%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처분과 명태균 씨의 계속된 폭로도 여론의 뇌관으로 꼽힌다.

관건은 대통령실이 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느냐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청에 직접적 답을 피하며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꿔 나가겠다"고 에둘러 밝혔다. 기초단체장 4명 중 텃밭 2곳은 지켰으나,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보수 진영이 패배한 민심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면담에서도 한 대표의 요구를 경청하되, 이에 확실한 답을 내놓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상당하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선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까지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양새에 불쾌해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친윤계 인사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한 대표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대신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의 조속한 설치, 김 여사의 대국민 직접 사과 방안 등에서 일부 대안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김 여사의 사과나 제2부속실 설치로는 이미 들끓는 민심을 돌릴 수 없다고 보는 한 대표와 친한계에선 요구사항의 일부라도 수용이 되지 않으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면담에 배석한 정 비서실장이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다만 친한계에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하는 '2+2' 회동도 거부한 면담 형식 자체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의 갈등이 총선 전 비대위 시절부터 이어져 온 만큼 정 비서실장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차담 후 두 사람의 만남이 만찬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뉴스1에 "차담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밥 먹는 것은 차담 분위기도 좋아야 가능한 건데 지금으로선 그럴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